사춘기 호르몬으로 여성불임 치료

배란-임신 관련 호르몬 자극해 배란 유도

10대 사춘기 때 분비되는 키스펩틴이라는 호르몬을 불임 여성에게 주사하면 임신과

관련된 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면서 임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대학 월지트 딜로 박사 팀은 월경 문제 때문에 임신하지 못하는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키스펩틴 호르몬의 효과를 측정했다. 연구 팀은 이들 불임 여성

중 절반에게는 키스펩틴 호르몬을 주사하고, 나머지에게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

생리식염수를 주사했다.

그리고 이어 이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황체형성 호르몬(LH)와 난포자극 호르몬(FSH)

수치를 측정했다. 이 두 호르몬은 배란과 임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측정 결과,

키스펩틴을 맞은 여성은 생리식염수를 주사 맞은 대조군에 비해 황체형성 호르몬

수치가 48배, 난포자극 호르몬 수치는 16배 증가했다.

연구 팀은 이에 대해 “키스펩틴 호르몬이 임신과 연관된 황체형성 호르몬과 난포자극

호르몬의 활성화를 돕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키스펩틴은 KiSS-1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며, 키스펩틴 수용체에 문제가

생기면 사춘기가 돼도 생식 호르몬이 분비되지 못해 생식이 불가능해진다.

앞선 연구에서 키스펩틴이 부족한 인간과 동물은 성적 발달이 미숙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여성 불임의 치료에 키스펩틴이 이용될 수 있음을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로 박사는 “불임은 많은 부부를 괴롭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키스펩틴으로 성호르몬

수치가 낮은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내분비학회(Society of Endocrinology)’

학술회의에 발표됐으며 영국 방송 BBC, 미국 시사 주간지 US 뉴스 앤 월드리포트

인터넷판 등이 17일 보도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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