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처럼 살면 행복해진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의 건강학

고 김수환 추기경의 묘소에는 그가 남긴 마지막 말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가

새겨졌다. 그리고 그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그 말씀 그대로 사랑하겠습니다,

용서하겠습니다, 베풀겠습니다”라고 마음에 새겼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베푸는 마음은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의 첫 걸음이기도 하다.

▽ ‘사랑하세요’의 건강학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우리 몸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사랑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유대 또는 사교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옥시토신은 기본적으로는 모성

본능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지만, 남녀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심지어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 때도 분비된다.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사랑한다는 의미다. 사랑할 때 옥시토신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합성돼 뇌하수체를 통해 피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옥시토신은 성 생활을 즐겁게

해주기며 대인 관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작용한다.

미국 신경학자 폴자크 박사가 2005년 저명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6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신뢰감 증대 효과까지 있다. 신뢰는 의식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상대에 대한 호감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이때

옥시토신이 신뢰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 ‘용서하세요’의 건강학

용서는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복수의 칼날을 가는 것보다 용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감정을 갖고 있으면

혈압과 심장 박동수가 높아져 심장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 미워하는 감정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감정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신경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일단 용서하기 시작하면 긍정적인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미워하는

마음이 끼쳤던 나쁜 영향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추천하는 용서 방법 네 가지는 △화나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사람 때문에 화와 고통이 느껴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감정 치유를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무슨 일이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를 큰 틀에서 바라보면

대개는 별로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돼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용서하면 얻어지는

감정적 편안함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린다 등이다.

▽ ‘베푸세요’의 건강학

남을 잘 돕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 위험이 낮고,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서도 자원봉사를

하고 남에게 베푸는 사람은 대인 관계가 좋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이 건강에 좋은 현상은 ‘테레사 수녀 효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평생을

가난한 이웃을 돕는 데 바치고 떠난 테레사 수녀에 관한 영화나 책을 본 사람들에게서

면역 물질이 50% 이상 증가한 사실에서 나온 말이다.

가톨릭의대 김태규 교수 팀의 2004년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침 속 면역 글로불린이 40~50% 많다는 조사 결과다.

면역 글로불린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봉사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일수록 행복 지수가 높고, 스트레스 수치가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2.5배 낮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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