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의사 김응진, 70년 만에 은퇴

23살부터 93세까지 의료현장…당뇨병 치료의 산증인

국내 현역 의사 중 최고령인 김응진(93) 을지병원 의무원장이 25일 퇴임식을 갖고

70년 간 몸담았던 의료 현장을 떠난다.

한국 당뇨병 치료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한 김 원장은 1949년 서울대 의대의 전신인

경성의전을 졸업한 뒤 줄곧 치료 일선에서 활동해 왔으니, 정확히 70년 만에 진찰기를

내려놓는 셈이다.

을지병원 관계자는 23일 “특별히 불편하신 곳은 없지만 워낙 고령이라 이젠 쉬고

싶다는 은퇴 의사를 밝히셨다”며 “수십 년 동안 몸담았던 의료 현장을 떠나며 아쉽기도

하지만 ‘후배들이 잘 이끌어갈 것을 믿는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191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 원장은 1946~81년 35년 동안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냈으며,

정년퇴직 이듬해인 1982년 을지병원 병원장으로 취임해 27년 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매일 아침 6시30분 당뇨센터에 도착해 하루 40명 이상의 외래 환자를 진료했다.

김 원장은 대한당뇨병학회를 창립하는 등 한국 당뇨병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소화기학을 전공한 그는 50년대 후반 미네소타대학에 교환교수로 가서 당뇨병 환자를

처음 접했다.

한국에서도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그는 1968년 동료 의학자 12명과 함께

대한당뇨병학회를 창립해 본격적인 학술활동을 시작했으며, 학회 회장직을 물러난

이후에도 저서에서 나오는 인세 등을 꾸준히 학회에 지원하고 있다.

장남 영건(충남의대 내과 교수) 씨와 손녀 현진(을지의대 내과 교수) 씨도 당뇨병을

전공해 3대가 한 길을 걷고 있다.

김 원장의 건강 비결은 운동이다. 그는 젊은 시절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 선수였을

정도로 운동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몇 해 전까지 골프도 즐겼으나 5~6시간씩 걷는

게 무리라고 판단해 요즘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테니스를 치고 집 근처 양재천을

2시간씩 걷는다고 했다.

약력

△1916년 평양 출생 △35년 평양 숭실중 졸업 △39년 경성의전 졸업 △49년 서울대

의대 조교수 △55년 서울대 의대 당뇨병 박사 △65년 서울대 의대 교수 △68년 대한당뇨병학회

회장 △81년 서울대 명예교수 △81년 을지병원 내과부장 겸 당뇨병과장 △82년 을지병원

병원장 △85년 을지병원 의무원장 △95년 대한당뇨협회 명예회장, 을지병원 당뇨센터장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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