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유전자’ 없애면 생명연장 가능?

포스텍 남홍길 교수, 식물의 죽음메커니즘 규명

식물의 ‘죽음 유전자’를 제거하면 식물의 생명을 20% 정도 늘릴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남홍길 교수 팀은 20일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게재된 논문 ‘생명체의

노화와 죽음을 관장하는 생체회로 규명’을 통해 애기장대란 식물에서 일어나는 노화와

죽음의 메커니즘을 증명했다.

남 교수 연구 팀은 보통의 애기장대보다 더 오래 사는 돌연변이 애기장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돌연변이 애기장대에는 특정 유전자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는 이 유전자를 ‘Oresara1’(ORE1, “오래살아”란 의미)으로 이름 지었다.

보통 애기장대에서 ORE1 유전자를 제거하자 잎의 생존 기간이 20% 늘어났다. 연구진은

ORE1 이외에 EIN2, miR164 등의 유전자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애기장대 잎의 노화와

죽음을 관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애기장대 잎이 어릴 때는 miR164가 ORE1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ORE1은 거의

발현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이번에는 EIN2가 miR164를 억제함으로써

ORE1의 활동이 증가하고, 결국 잎은 늙어 죽게 된다.

ORE1을 제거하면 애기장대 잎의 수명은 20% 늘어나지만, ORE1이 없어도 EIN2가

독자적으로 행동하면서 잎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경적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 ORE1 의 발현이 활발해지면서 노화가 촉진됐다.

남홍길 교수 팀의 김진희 박사는 20일 “세 가지 유전자가 긴밀히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노화와 사망을 관리해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는

생명체가 견고하게 구축된 노화와 사망의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사람에 적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남홍기 교수 팀의 노혜련

박사는 “특히 수명이 긴 노인들에 대한 연구로 인간의 ‘죽음 유전자’를 찾아 제거함으로써

생명 연장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진희 박사는 그러나 “인간의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다는 데는 생명윤리적인

문제와 함께 유전자 제거에 대한 공포가 존재하기 마련이므로, 인간의 ‘죽음 유전자’가

발견되더라도 그것을 제거하기 보다는 약물 등으로 발현을 억제하는 쪽으로 연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남홍길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식물은 나이가 들면 노화 및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 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식물을 비롯한 생명체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ooji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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