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방암 급증은 고지방 식생활 때문

폐경기 이전, 비만하지 않은 여성일수록 두드러져

한국인의 유방암 급증 원인이 고지방 위주의 식생활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유근영, 노동영, 강대희 교수 팀와 국립암센터 김연주 박사 팀,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 팀은 2004~2005년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진단받은 유방암 환자

690명과 건강한 일반인 138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과 식습관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 수치가 높거나 중성지방(TG) 수치가

낮은 경우 유방암에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속에는 고밀도 지단백(HDL)과 저밀도 지단백(LDL), 중성지방 등 세가지 지방질이

있다. 이 중 LDL과 중성지방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하는 주범인 반면,

HDL은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HDL-C의 혈중 농도가 60mg/dL 이상인 여성은 정상 기준치인 50mg/dL 미만인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49% 적었다.

반면 중성지방이 정상 기준치인 150mg/dL 미만인 여성에 비해 150mg/dL 이상인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은 1.35배 높았다.

이를 종합하면 HDL-C가 50mg/dL 이상, 중성지방이 150mg/dL 미만인 여성에 비해

HDL-C가 50mg/dL 미만, 중성지방 150mg/dL 이상인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1.4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경향은 폐경기 이전 여성에서, 또 비만하지 않은 여성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폐경 여부와 비만도에 따라 혈중 지질 이상이 유방암 발병률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유방암 치료 후 생존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모두 없는 여성이 HDL-C 수치가 50mg/dL 미만으로 낮으면서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으로 높은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2.2배나 높았다.

유방암 발병 요인으로는 초경, 임신 및 수유 기피 성향 등을 꼽는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은 암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조절이 불가능한 어려움이

있었다.

유근영 교수는 “유방암 발병은 고지방식 때문으로 의심돼 왔지만 증거가 밝혀진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로 국내 유방암 급증 요인이 고지방

식이에 의한 고단백 지질의 이상인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식습관을 통한 유방암 예방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류 섭취를 줄이되 등 푸른 생선으로 단백질을

보충해 지방 섭취를 줄이고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면서 “특히 운동을

하면 비만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에 좋은 HDL-C 수치가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김연주 박사는 “향후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유방암 발생의 상관 관계를

보다 장기간 추적 연구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암 역학과 생체지표(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 2월호에 게재됐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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