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좋은 기억 지우는 약’ 발견

협심증 치료제 프로프라놀론에서

고혈압 및 협심증 치료제인 베타차단제 프로프라놀론(상품명 인드랄)이 정신적

충격이 컸던 안 좋은 기억을 지우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 밝혀졌다.

이 연구는 네이처 신경과학 2월호 게재가 확정됐으며, 지난 15일 이 저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심리학과 메릴 킨트 교수와 연구 팀은 이 대학 60명의

재학생에게 파브르의 조건반사적 실험 방법처럼 3일 동안 거미 형상을 보여주며 전기자극으로

두려움을 일으키게 한 뒤 부정맥 치료 등에 사용하는 프로프라놀론을 투여했다. 일부

대학생에게는 가짜약을 투여했다.

이 결과, 실험 셋째 날에 프로프라놀론 투여군은 첫날 두려움에 반응했던 눈의

깜박거림 등의 생리적 반응이 없어졌다. 그러나 가짜 약을 먹은 그룹은 3일 내내

두려운 반응을 나타냈다.

쥐 실험으로 기억 재통합 연구를 해온 미국 예일대학 정신과 제인 테일러 교수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매우 흥미롭고 흥분되는 연구”라며 “그러나 이 약물의 효과가

최근의 기억들에만 작용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 더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버몬트대학 심리학과 마크 부턴 교수는 “병적 두려움을 가진 환자들을 위한

임상 치료의 첫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를 본격적인 임상에 사용하기엔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비록 3일 만에 기억이 지워졌다고는 하지만 한 달이 지난 뒤엔 어떤 반응이 오는

것인지, 어릴 적 큰 충격을 받은 뒤 성인이 돼서도 증상이 계속되는 환자에겐 어떤

효과를 보일 지 등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온라인판, 의학 웹진 헬스데이 등에

15일 보도됐다.

    이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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