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무방비 노출 ‘의사·간호사 수난’

형사정책연구원 조사, "세명 중 둘은 피해 경험"

병원에서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의사나 간호사가 폭력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인원 123명 중 의사는 68%, 간호사는

74%가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욕설이나 위협 등 폭행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간호사의 경우 환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8%에 달했다.

의료기관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건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치료조치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흉기를 들고 의사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 또한 다반사다.  

지난해 발기부전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에 의해 흉기로 피살된 충남의대

비뇨기과 김모 교수 사건은 의료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서울 대형병원의 수련의가

응급실 당직 근무 중 한 환자가 칼을 들고 쫓아오는 바람에 응급실을 뛰쳐나와 택시를

타고 도망갔다는,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으스스한 일화도 있다.

이를 두고 일선의 종합병원 내과 전문의는 “언론에 일일이 보도되지 않는 환자의

의사 상해 사건은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이라며 “응급실에서 하루 평균 한 두건의

폭력·폭언 사건이 발생하는 일은 예사”라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의사나 간호사는 이러한 폭력에 무방비상태로 방치될 수밖에 없을까.미국의

경우 2004년 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를 위한 폭력 예방

지침서’를 발간, 폭력의 유형별 대응책과 피해 시 처리 절차를 규정해 놓았다.

한국에서도 2007년 대한병원협회에서 ‘병원 폭력 방지를 위한 권고안’을 냈지만

말 그대로 ‘권고안’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형사정책연구원 측은 “억울하면 폭력을 써도 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병원 또는 의협 차원의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9-02-16 12:20

출처 데일리메디(www.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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