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군-합창하면 ‘떼 심리’ 강해진다

전체의 중요한 일부 맡은 것으로 착각

함께 행진하거나 노래를 부르면 참여자 사이의 결속이 강해지면서 군중 심리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 스코트 윌터무스 박사 팀은 일반인 96명을 네 그룹으로 나누어

개인 또는 집단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일정한 동작에 맞춰 춤을 추게 했다.

노래나 춤이 끝나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독자적으로 행동할지,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행동할지를 선택하라고 하자, 개별적으로 노래를 듣거나 부른 사람들보다 정해진

동작에 맞춰 ‘집단 춤’을 춘 사람들에서 ‘동료들과 함께 하겠다’는 결속력이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독재자들은 인간의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대중들에게

행진이나 합창을 시킴으로써 대오를 이탈하지 못하고 집단행동을 하도록 조종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월터무스 박사는 “같은 행동을 하면서 개인은 자신이 마치 큰 조직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전체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어떤 조직이 업무나 과제를 수행하기에 앞서 정해진 노래를 부르거나

똑 같은 동작을 취하도록 함으로써 협동심을 높이고, 규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전체를 따르고자 하는 인간의 ‘떼 심리’는 최근 다른 연구에서도 밝혀졌다.

네덜란드 돈더스 뇌신경 연구센터의 바슬리 클루카레프 박사 팀은 여성 24명에게

200명 이상의 여성 얼굴 사진을 보여주면서 매력 점수를 매기라고 시키면서 실험

참여자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장치(fMRI)로 관찰했다.

그 결과, 자신의 매력 판정이 여러 사람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잘못’을 정정하려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진은

뇌의 이러한 기능을 ‘에러 경고’라고 이름 붙였다. 즉 개인의 의견이 전체의 방향과

다를 때 뇌는 자동적으로 경고 신호를 보냄으로써 전체를 쫓아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과학 저널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최근

보도했으며 윌터무스 박사의 연구는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클루카레프 박사의 연구는 ‘뉴런(Neuron)’ 최신호에 각각 소개됐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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