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도… 정상의 스타가 사고친 이유는?

“경기 뒤 극도의 공허감 느끼기 때문” 해석

올림픽에서 대성공을 이룬 뒤 꼭 이상한 행동을 해 물의를 일으키는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의 심리 상태가 화제다.

4년 전 19살 때 아테네 올림픽 뒤 음주운전을 하다 걸려 반성문을 썼던 그는 이번엔 지난해

11월6일

마리화나를 빠는 장면의 사진이 공개돼 또 반성문을 써야 했다. 2일 공개된 반성문에서

그는 “23살인 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어리석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계의 영웅이 된 데다 광고 수입 등으로 억만장자 반석에 오른 그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대성공 뒤에 찾아오게 마련인 공허함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방송 ABC 등과의 인터뷰에서 스탠포드대학 정신과 데이비드 스피겔 교수는 “사람의 뇌는 추구하는 과정에

더 기쁨을 느끼게 돼 있다”면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엄격한 훈련을

거쳐 전세계인의 집중을 받는 경기에서 우승을 하고 난 뒤 선수는 오히려 모든 게

녹아 내리는 심리적 경험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풍이나 여행 가기 전 준비할 때가 가장 즐겁고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시큰둥해지는

게 인간의 심리란 설명이었다.

‘세계인의 역할모델’ 부담감 감당 못해

스피겔 교수는 이어 “선수들 중에는 때로 스스로를 남보다 모자라는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모자란 점을 보충하기 위해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을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선수일수록 경기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역할

모델’로 자신만을 쳐다보기 시작할 때, ‘이제 나는 뭘 하지’라는 생각에 허무감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아무 잡생각 없이 달려갈 때가 좋았지만, ‘우상’이 된

뒤에는 ‘우상다운 역할’만을 해야 하는 데서 엄청난 심리적 부담감과 감정적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듀크대학 산하 다이어트건강센터의 마틴 빙크스 소장도 “승리 뒤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며 “큰 성공 뒤 돌발행동을 하는 것은 일반인도

마찬가지이지만, 유명 운동선수의 경우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모범적 역할을 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토대로 심리학자들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 대해 훈련 중은 물론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을 해 주거나, 또는 비슷한 경험을

이미 거친 선배 대선수가 조언을 해 주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스타들의 게임 뒤 돌출행동으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끝난 뒤 수영

금메달리스트 게리 홀 주니어(미국)가 혈액 검사에서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돼 출전

금지 벌칙을 받은 적이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베이징 올림픽 탁구 은메달리스트

왕하오(중국)가 노래방 바깥에서 노상방뇨를 하려다 경비원과 다툼을 벌여 강제 심리상담을

받은 사례도 있다.

물론 펠프스의 잇단 실수를 개인적 미성숙 때문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한양대병원 정신과 박용천 교수는 “스트레스, 공허감도 원인일 수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원인은 인격 성숙도가 낮기 때문일 것”이라며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 다른 일을 돌보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데, 펠프스도 수영에는

천재지만 자기 인격 관리에서 부족한 면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교수는 “운동선수나 일반인이나 단기 목표를 이룬 뒤

공허감에 빠지지 않으려면 5년 뒤, 10년 뒤 인생을 내다보는 장기 안목과 목표를 갖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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