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속 송명근 교수, 무엇 때문에?

CARVAR 수술 관련 쟁점 정리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새 심장 판막 수술법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의료계에서 안전성 검증작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수술을 받은 26세 청년 황봉현 씨가 2007년 10월 수술 부작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부작용 사례가 속속 드러나자, 관련 대학병원, 학회,

정부 기관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는 이 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거듭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CARVAR(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심사 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학회가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2일까지 답변하도록 송 교수에게 요청했다.

송 교수가 새로 개발했다는 CARVAR 수술법, 무엇이 문제인가. 인간의 생명을 좌우하는

심장수술법으로서 과연 안전한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 받았는가. 임상시험

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는 없었는가.

흉부외과학회의 문제 제기를 중심으로 그 동안 논란을 빚어온 여러 쟁점을 정리했다.

1. 수술의 안전성 여부

▽수술로 인한 사망자 발생

송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 재직 중이던 2007년 송 교수에게 CARVAR 수술을 받은

26세 청년 황봉현 씨가 수술 뒤 부작용으로 숨졌다.

황 씨의 경우 2007년 7월20일 송 교수 집도로 CARVAR 수술을 받았으나 열흘 만에

심내막염이란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수술을 세 차례나 더 받은 끝에 같은 해 10월27일

숨졌다.

황 씨는 수술을 송 교수에게 받았지만, 송 교수가 2007년 9월 건국대병원으로

옮긴 뒤 사망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사망 원인에 대해 “수술 뒤 발생한 심내막염으로

혈관이 부어올랐다 터지는 가성 대동맥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수술 뒤 2~3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심내막염은 수술 부작용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그 동안 기존 수술법보다 수술 부작용이 아주 적고 수술 부작용으로

숨진 사례는 없다고 주장해 왔다.

흉부외과학회는 심평원을 통해 송 교수에 1월22일 전달된 질문서에서 △CARVAR

수술 뒤 6개월 이내 심내막염 발생 빈도 △수술 1년 이내 관상동맥협착 발생 여부

△수술 뒤 30일 이내에 사망했거나, 또는 30일이 지났더라도 퇴원하지 못하고 입원

치료 상태에서 사망한 환자 등 조기 사망률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수술 뒤 부작용의 원인

송 교수와 같은 병원에서 심장병 환자를 치료하는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한성우

교수 등은 최근 “송 교수로부터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 중 5명에게서 수술 뒤

2~6개월 사이에 관상동맥협착 등 부작용이 9건 발생해 재수술 등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수술법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수술 중 사용한 심장 정지

기구(제품명 ‘폴리스탄’)의 하자 때문”이라며 “폴리스탄 사용을 중단한 뒤에는

부작용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흉부외과학회는 질문서에서 “정말로 해당 부작용 사례들이 폴리스탄

사용에 의한 것이라면 송 교수가 집도한, CARVAR 수술이 아닌 다른 심장 수술에서도

폴리스탄 사용 때 동일한 부작용이 일어났어야 한다”며 “다른 수술에서도 폴리스탄

부작용 사례가 있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폴리스탄 제품을 생산하는 독일 마크벳(Maquet) 본사 관계자는 코메디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폴리스탄 때문에 한국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사례를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만약 폴리스탄이란 기구가 문제를 일으켰다면 폴리스탄을 사용한 다른 의사들

역시 부작용 사례를 보고했어야 하며, 수입 의료기구의 부작용 신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

접수됐어야 한다. 그러나 식약청은 “폴리스탄과 관련된 부작용 신고 사례는 없다”고

확인했다.

2. 동물실험 자료 공개 여부

송 교수는 CARVAR 수술에 대한 동물실험을 2003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장 전문의들은 “심장 수술의 결과는 1, 3, 5년 등 장기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소나 돼지 등 큰 동물에 CARVAR 수술을 행한 뒤 3~5년 등 장기간

관찰하는 동물실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6일 열린 흉부외과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도 제주 한라병원 조광리

박사는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된 적이 없다”면서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다. 동물실험

결과부터 살펴보아야 수술법의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다. 송 교수는 “특허 정보가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실험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고 대답했으며,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허 전문가들은 “동물실험 자료를 식약청에 제출해 이미 한국 특허까지 받았는데,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동물실험 데이터를 공개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이유”라고

말한다. 특허를 받는 순간 독점적 권리를 보장받았기 때문에, ‘정보 유출 때문에

미공개’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3. 수술 결과에 대한 자료 공개 여부

송 교수가 CARVAR 수술을 받은 환자 개개인의 증세와 경과에 대한 자료를 공개한

것은 지난해 8월 건국대병원에서 열린 CARVAR 공개 시연회 당시 배포한 ‘2008년

CARVAR 보고서’가 유일하다. 이 보고서는 2007년 10월~2008년 6월 사이 시술한 환자

101명의 자료를 수록하고 있다.

이밖에 그는 지난 11월19일 “12년 동안의 CARVAR 수술 데이터를 모아 심평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자료를 공개하라는 코메디닷컴의 요구에 대해

송 교수는 건국대병원 홍보실을 통해 “언론에 제공할 의향은 없으며, 학계에는 공개

토론 자리가 마련되면 제공하겠지만 그 전에는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흉부외과학회는 질문서에서 “CARVAR 수술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환자 등을 대상으로

경과를 추적해 기존 수술법의 결과와 비교해야 한다”며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회의 이러한 요구에 송 교수가 응한다면, 동료 의학자에

의한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피어 리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환자의 선택권과 연구윤리 문제

▽환자의 선택권

심장 대동맥 판막에 문제가 생겨 심장 밖으로 나가야 할 피가 다시 심장 안으로

돌아오는 혈액 역류 등이 발생하면 세계적으로 행해지는 일반적인 수술법은 인공

기계판막, 또는 소-돼지의 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 치환술이다.

단, 한국과 프랑스만은 예외다. 한국에선 송명근 교수가, 프랑스에선 파리병원의

엠마뉘엘 랑삭 박사가 환자의 기능이 떨어진 판막을 성형해 계속 사용하는 수술법으로

시술하고 있다. 송 교수는 자신의 수술법을 CARVAR, 랑삭은 CAVIAAR라고 각각 이름

붙였다.

환자 자신의 판막을 성형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면 기계 또는 동물 판막을 이식했을

때 치러야 하는 항응고제의 장기 복용, 10년 뒤 쯤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다만 새 수술법이므로 수십 년간 시행된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야 널리 시술될 수 있다.

한국과 프랑스의 두 의사가 새로운 수술법 개발을 위해 임하는 자세는 하늘과

땅 같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랑삭 박사는 그간 동물실험, 임상시험 자료를 완전 공개했음은 물론, 파리 시내의

30개 병원과 협력해 객관적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파리의 30개 병원들은 앞으로

2010년까지 CAVIAAR 방법으로 100명, 기존 치환술로 100명을 수술한 뒤 수술 경과를

장기적으로 비교, 관찰할 예정이다. 두 수술 방법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환자 몫이다.

CARVAR 수술 뒤 숨진 황봉현 씨 경우 아버지 황희로(64) 씨는 “두 가지 수술법이

있다는 설명을 송 교수로부터 들었다는 소리를 아들에게서 들은 적이 없다”며 “아들은

‘완벽한 수술법’이란 송 교수의 말만 듣고 아주 기대에 찼었다”고 말했다.

한 흉부외과 의사는 “효과는 좋을 수 있지만 아직 그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술법을 적용하고자 할 때 의사는 반드시 환자에게 ‘이밖에 기존에 수십 년간 시술돼

객관적 데이터가 쌓인 수술법이 있다’고 설명해 줘야 한다”며 “만약 그러한 고지

의무를 무시하고 자신의 수술법만을 일방적으로 설명했다면 그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CARVAR 수술을 할 때 사용하는 의료 기구를 제조 및 판매하는 (주)사이언씨티의

주요 주주 중 한 사람이다.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수술법을 환자에게 적용한 송 교수의 윤리성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송 교수는 지난해 11월 19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똑같은

CARVAR 수술을 해 본 적이 없다. 의료 기술과 기기는 계속 진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박표원 교수는 “수술법을 계속 수정했다는

것은 수술법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반증”이라며 “수술법이 확립되기 이전의 수술을

시행착오 기간으로 본다면 그 기간에 수술 받은 사람은 어떻게 되느냐”며 윤리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 윤리

송 교수는 유럽흉부외과학회지 2006년 4월에 게재한 논문에서 1997년부터 CARVAR

관련 수술을 했다고 밝히면서 “서울아산병원의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를 통과했다”고

명기했다. IRB는 병원 내에서 행해지는 임상시험에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지를 심사하는

기관이다.   

송 교수의 CARVAR 수술이 서울아산병원의 IRB를 통과한 시점은 2003년이었다.

결국 1997~2003년 사이에 시술한 CARVAR 수술은 병원 측의 허가 없이 임상시험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기봉 교수는 “보통 논문에 IRB 통과 시점을 기록하는데,

시점을 명기하지 않고 단지 IRB 통과만 언급한 것은 진실성에 의심을 받을 만한 구실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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