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이용한 하반신마비 치료 첫 시도

미 제론 사, 임상시험 승인 획득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에게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올 여름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 치료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

방송 msnbc 온라인판 등이 23일 보도했다.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제론 사의 CEO 토머스 오카마는 22일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하반신 마비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의 승인을 이번 주 연방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았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황우석 박사 사태 당시를 비롯해 그간 하반신 마비 환자 등에 대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종종 언급됐지만, 실제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병 치료를 연구하고 있는 미국 노보셀 사의 최고과학담당

경영자(CSO) 에드 배치는 “제론 사가 연방 당국의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것은 이

분야의 이정표이자 비약적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배아줄기세포는 신체의 어느 세포로도 분화될 수 있어 손상된 신체 조직을 되살리는

‘만능 세포’로 통한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원래 배아가 파괴돼 생명윤리 논란이

있어 왔다.

최초의 배아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환자들은 척수 손상을 입은 지 2주 이내이며

팔은 움직일 수 있으나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8~10명이다.  

치료는 배아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세포를 손상된 척추 안쪽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척추 안쪽으로 주입된 이 세포들은 손상된 신경 주변의 보호막을 재생시켜 주며,

신경이 자라고 기능하는 데 필요한 물질을 공급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제론 사는 밝혔다.

오카마 CEO는 “이번 임상시험의 목적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안전성

테스트”라며 “환자의 다리 감각이나 운동 신경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를

내비췄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환자가 다음날 갑자기 일어나 춤을 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고 있으며,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 물리치료 등을 통해 환자 상태를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임상시험에 대해 의학계는 치료 효과보다는 부작용 여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번햄연구소의 줄기세포 연구자 에반 스나이더는 “나쁜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모두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주입하기 전 환자들은 2개월 동안 거부 반응을 억제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를 받는다. 임상시험은 미국 내 4~7개 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결과는 최소

1년 간 추적 관찰된다.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대한 연방 재정 지원을 제한한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달리 규제 완화를 공약한 버락 오바마 새 대통령의 취임 뒤 임상시험 승인이 내려졌지만,

제론 사는 “새 정부의 취임과 임상시험은 관계가 없으며, 임상시험 승인 과정은

부시 행정부 당시의 규제 아래서 취득했다”고 밝혔다.  

제론 사는 또한 이번 임상시험에 대한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치료 비용에 대해 오카마 CEO는 “아직 치료비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치료비가 50만 달러(약 6억9575억 원)처럼 턱없이 비싸지는

않을 것”이라며 “효과에 상응하는 비용이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론 사는 1992년부터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1억 달러(약 1392억 원) 이상을

투자해 온 선도적 업체다. 1998년 위스콘신대학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원에게

재정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해 온 이 회사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독점 기술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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