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이야기 3: 어떤 진통제를 먹어야 할까?

이번 이야기는 비단 생리통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진통제 전반에 걸친 이야기다.

진료실에서 많이 듣는 질문 베스트 10 안에 진통제 관련 질문들이 있다.

‘어떤 진통제를 먹어야 하나요?’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내성이 생기지 않나요?’

‘진통제가 몸에 나쁜 게 아닌가요?’

지난 두 번째 이야기에서 말했듯이 진통제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은 버려야 한다.

나에게 맞는 진통제를 올바른 용법, 용량으로 복용함으로써 생활의 질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진통제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을 버리자는 차원에서, 대표적인 진통제들의 기전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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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는 크게 단일성분 제제와 혼합성분 제제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의학적으로 분류한다면, 마약성과 비마약성, 그리고 비마약성은 다시 NSAIDs와

acetaminophen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조금 복잡한 얘기가 될 수 있어서 좀 더

간단한 방향으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펜잘은 최근에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논란이 되면서 성분을 바꾸고 펜잘큐로

이름이 바뀌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은 대표적인 단일성분 제제이고, 게보린,

펜잘, 사리돈에이 등은 대표적인 혼합성분 제제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은 한 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진 약이고,

게보린, 펜잘, 사리돈에이 등은 여러 가지 성분이 섞여 있는 약이라는 뜻이다.

혼합성분 제제인 게보린, 펜잘, 사리돈의 경우엔 공통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의

성분)과 무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들어 있는 카페인 때문에 진통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와전되어

마치 모든 진통제가 조금만 먹어도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번 커피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카페인에 내성이 생기려면 물론

사람마다 그 용량이 다르겠지만,

일정량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생리통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정해진 용량을

복용하는 것으로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혼합제제에 더 효과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사람이 있는데,

진통제 종류에 따른 차이를 별로 못 느끼는 사람이고 내성이 걱정된다면

약을 복용할 때 카페인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대표적인 단일 성분 제제인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은 작용 기전이 달라서 각각의

효과와 부작용도 다르게 나타난다.

두 약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전에 ‘생리 이야기 1편’과 ‘생리 이야기 2편’을

안 읽어보았다면, 미리 읽어보기 바란다.

1,2편에서 계속 등장했던 통증의 주범인 PG라는 녀석은 사실 하는 일이 꽤나 다양해서(각각

생김새도 조금씩 다르다), 통증을 일으키는 역할 뿐만 아니라, 염증, 발열, 혈액

응고, 위벽 보호, 소변 형성 등에도 관여한다.

아스피린은 COX를 전체적으로 묶어버리기 때문에 PG의 역할에 관계없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되어, 진통 효과뿐만 아니라 소염 효과와 해열 효과도 뛰어나다.

그렇지만, 위벽을 보호하고, 혈액을 응고하고, 소변량을 유지하는 기능들도 영향을

받아, 아스피린의 부작용으로 속 쓰림, 위 점막 출혈, 신기능 장애, 혈액 응고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에 반해 타이레놀은 발열과 통증에 관련된 PG를 선별적으로 억제해서 아스피린

복용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타이레놀은

중추신경계에서 COX를 억제하기 때문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표현하였다.)

다만, 타이레놀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과량 복용 시엔 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외에도 단일 성분 제제가 여러 가지 있지만, 굳이 분류한다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과 그 외의 것으로 나눌 수 있고,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외의 것들은 아스피린과 작용과 부작용이 비슷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배가 너무 아파 당장이라도 약국으로 달려가 진통제를 사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오늘의 이야기를 정리한다면

1. 진통제는 종류에 따라 통증 조절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 자신에게

잘 맞는 진통제가 있을 것이다.

2.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은 진통제를 원한다면 단일 성분 제제를 선택하라.

3. 공복 상태라면 위에 등장한 모든 약 중에서 타이레놀을 추천한다. – 카페인도

빈 속엔 좋지 않다.

4. 내가 먹는 약의 정체가 무엇인지 약을 먹기 전에 반드시 설명서를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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