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때 응급실 환자 평소 2~3배

비상약 챙겨 두면 가벼운 증세 집에서 해결 가능

설날에는 대부분 병원이 외래 진료를 않기 때문에 응급실이 특히 붐빈다. 설날

연휴 때 응급실이 가장 붐비는 날은 서울의 경우 설날과 그 다음날, 그리고 지방의

경우 설 전날과 당일이다. 이는 민족대이동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다.

설날 연휴 때 대부분 병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응급실로 평소의 2~3배 환자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지만, 미리 현명하게 준비하면 명절날 응급실에서 차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불편을 면할 수 있다.

가벼운 증세는 미리 준비한 상비약으로 집에서 해결하고, 상비약으로 해결할 수준을

넘는 증세에 대해선 바로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는 선택이 연휴 기간에 필요하다.

상비약으로 해결할 수 있을 증세들

강남성모병원 응급실에는 지난해 설날 한 아이가 부모와 함께 헐레벌떡 응급실을

찾았다. 열이 난다는 것이었다. 당직 전공의는 해열제를 처방해 주었다. 아이는 금방

열이 내려갔고 부모는 응급실 이용료 6만 원을 내고 ‘퇴원’했다. 상비약만 준비

안 했기 때문에 6만 원짜리 해열제를 사먹은 꼴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감기에 걸려 열이 나거나 배탈이 났다면

비상약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설 연휴 기간에 대비해 소화제, 해열제, 소독약

등 상비약을 미리 준비하면 응급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야밤에 증세가 나타날 때도 문제다. 오 교수는 “어린이가 밤에 열이 나면 먼저

해열제를 먹여 지켜보고 그래도 열이 식지 않으면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 주면서

상태를 지켜보면 된다”며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다른 사람도 같은 증세인지를

확인해 식중독 여부를 점검한 뒤 식중독 위험이 있다면 바로 병원으로, 그렇지 않다면

따뜻한 보리차 물을 아이에게 먹임으로써 탈수 증세를 막는 응급조치를 취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응급실을 찾아야 할 때

물론 증세에 따라서는 바로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최한성

교수는 “설사, 구토와 더불어 열까지 나는 복합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와야 한다”며 “3살 이하 어린이의 경우 설사와 구토를 3번 이상 반복하면 탈수증

위험이 어른보다 훨씬 높아지므로 바로 병원으로 데려와야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서울병원 응급실 오인영 과장도 “3살 이하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아이의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응급실로 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가 장난을 치다가 화상을 입거나 피부가 찢어지는 등 사고가 나도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또한 요즘 수두가 유행하기 때문에 얼굴과 목 뒤에 열꽃이 피고 손과 발을 제외한

온 몸에 열꽃이 퍼진다면 아무리 설 연휴라도 응급실로 데려와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헷갈릴 때는 응급의료정보센터에 문의

응급실로 가야 할지 말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응급의료정보센터(전화 1339번)를

이용하면 좋다. 1339로 전화하면 상주하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증세를 듣고 적절한

조치를 알려 준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작년 설 기간 중 응급의료정보센터 전화를 이용한 사람은

1만7000여 명이었다.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30대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10세 이하

어린이였다. 응급환자 중 감기(21%) 환자가 가장 많았고 발열(8%), 복통(5%) 순이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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