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수리해’ 이식하는 시대 열렸다

캐나다 병원, 폐 수리-이식수술 방법 개발

기증 받은 장기를 기계 부품을 수리하듯 상태를 좋게 만들어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에 넣어 주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돼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의 제너럴병원 샤프 케샤비 박사 팀은 기증된 폐를 살아 있는 상태로

유지시키면서 약물과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부분을 치료한 뒤 이식해 주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케샤비 박사 팀은 새로운 장기 보존 및 치료 기법으로 이미 네 건의 폐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폐 이식 수술의 경우 여태까지는 뇌사자로부터 폐를 기증 받더라도 상태가 양호한

15% 정도만을 이식할 수 있었을 뿐 나머지는 폐기처분 됐다.

이는 뇌 기능이 정지하면서 뇌가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를 분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폐는 상태가 좋더라도 냉장 상태로 온도를 유지하면서 신속히 운반돼

6~8시간 안에 이식 수술을 마쳤어야 했다.

그러나 케샤비 박사 팀은 일단 폐를 기증받으면 이를 산소를 품은 용액이 폐 사이를

흐를 수 있도록 환기장치와 필터가 설치된 특수 보관 용기에 집어 넣는다. 그리고

폐의 온도가 체온과 비슷한 섭씨 37도까지 오를 수 있도록 30분간 서서히 온도를

올려 준다.

일단 37도에 도달하면 폐는 마치 아직도 몸 속에 있듯이 살아 숨쉬기 시작하며,

문제가 있을 경우 몸 속에 살아 있는 폐가 그렇듯, 스스로를 치료하는 과정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이 관여해 치료 약물을 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케샤비 박사 팀은 폐를 ‘수리해’ 이식하기 때문에 그 전이라면

폐기처분 했어야 할 폐를 이식할 수 있었다. 또한 기증 받은 폐를 보관할 수 있는

시간도 종전의 6~8시간에서 12~18시간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방식은 폐뿐 아니라 모든 장기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장기 은행’이 생기고, 문제가 있는 장기를 수리해서 이식하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소식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이 4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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