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고 의학소식, ‘유도 만능 줄기세포 연구’

타임 선정…10대뉴스에 흉터 없는 수술 등 포함

2008년 전세계 의학계의 가장 큰 발견과 성과는 무엇인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올해 의학 기술과 발전 10대 뉴스를 뽑아 소개했다.

1. 유도만능 줄기세포 이용한 루게릭병 연구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하면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 지원을

금지한 부시 대통령의 7년 묶은 행정 명령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런 변화에

아랑곳 않는 학자들도 있다.

바로 지난 7월 배아 줄기세포가 없어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다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한 미국 하버드대 케빈 이건 박사와 컬럼비아대

크리스토퍼 헨더슨 박사다.

이들은 일본 교토대학 시냐 야마나카 박사가 2006년에 개발한 방법을 이용해 89세와

82세의 여성 루게릭병 환자 2명으로부터 채취한 피부 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바꾼 뒤 이를 다시 운동신경세포(motor neuron)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루게릭병 환자의 운동신경세포를 무한정 만들 수 있게

됐으며, 시험관 조건에서 루게릭병 환자의 운동신경세포가 어떤 영향을 받아 죽게

되는지를 관찰하고, 다양한 치료제의 효과를 시험할 수 있게 됐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으로,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이라고도 불린다. 지금까지 루게릭병 치료법을 찾지 못한 것은

이 병의 발병 과정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도만능 줄기세포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앞으로 루게릭병과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병 치료에 큰 진전이 예상된다.

2. 염증이 심장병을 유발

흔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심장병에 잘 걸린다는 인식과 달리 미국

심장 발작환자의 절반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것으로 나타나 의사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폴 리드커 박사 팀이 11월 염증과 심장병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문은 풀렸다.

리드커 박사는 염증을 나타내는 단백질 지표인 CRP가 높은 사람이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할 경우 CRP 수치가 떨어지면서 심장발작 발생이 54%나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면 심장발작 비율이 20% 정도 떨어지는 것과

크게 비교되는 결과였다.

콜레스테롤과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지방질 부스러기(동맥경화반)가 심장병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지만, 염증이 지방 부스러기를 더 잘 부서지게 만들면서 그

조각이 혈관을 막아 심장발작이 더욱 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의학자들은

인정한다.

3. 흉터 없는 수술

살을 가르지 않아 상처를 남기지 않는 첨단 수술이 올해 본격적으로 선을 보였다.

이 수술법은 입, 질, 항문과 같은 ‘구멍’을 통해 수술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고 캠퍼스 병원이 지난 3월 여자 환자의 질을 통해 초소형 카메라와 수술 메스를

넣어 맹장을 잘라내는 수술에 성공하면서 흉터 없는 수술이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이러한 수술법은 작년 콜롬비아대학 산하 뉴욕 장로교 병원에서 담낭 제거 수술을

하면서 처음 동원했다. 무봉합 수술은 위 절제술을 받은 뒤 위가 늘어진 환자의 입으로

수술 도구를 넣어 위의 모양을 다시 작게 만들어주는 수술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피부를 가르지 않기 때문에 고통,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회복기간이 짧다는

것이 장점이다.

4. 유전체 지도 검사비 399달러

미국의 23앤드 미(23 and Me)라는 업체는 단돈 399달러와 침 한 방울을 건네 주면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준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전립선암에 걸릴

가능성부터 우유 소화 효소를 갖고 있는지 까지 유전자 변이에 따라 달라지는 90가지의

질병 가능성에 대한 자료다.

전립선암에 걸릴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가졌다고 반드시 전립선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서, 이러한 개인 유전체 분석에 대해서는 아직 반대 의견도 많지만 과거 여러

나라 정부가 힘을 합쳐야 겨우 할 수 있었던 엄청난 과업인 개인 유전체 분석을 이제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뉴스다.

5.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 추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유전자 4개가 새로 발견됐다. 이 유전자들은 1300여 가족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각 유전자의 역할을 아직 안 알려졌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진전되면서

단백질 섬유조직이 뇌에서 생겨나면서 신경세포를 죽게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 4개 유전자 중 하나가 신경세포들 사이의 정보 전달에

사용되는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이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이 진전되면서 점차

없어진다. 그간 알츠하이머병에 관련된다고 발표된 유전자만도 10여 개나 되지만

이러한 연구 진전에 따라 앞으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법 개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6. 다섯 가지 예방접종을 한 번에

사노피파스퇴르가 새롭게 내놓은 다목적 백신 펜타셀은 어린이가 5가지 질병(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인플루엔자 B)의 예방을 위해 모두 23번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를 16번만 맞으면 되도록 간소화시켰다.

이 백신은 5000명 이상 유아를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 맞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어린이에겐 단연 최고의 의학 뉴스가

아닐 수 없다.

7. 유전자 검사로 유방암 치료율 올려

유방암 검사를 많은 여성이 받고 있지만, 올해는 유전자 조사를 통해 유방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두 가지 방법이 새로 개발돼 유방암 퇴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SPOT-Light이라는 검사법은 유방암 세포 안에 HER2 유전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측정해 허셉틴이란 유방암 치료 항암제의 효과를 미리 측정할 수 있게 한다. HER2

단백질을 많이 방출하는 유방암에는 허셉틴의 약효가 좋기 때문이다.

‘온코타입DX’라는 유전자 검사법도 21개 유전자를 조사해 유방암 재발 위험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항암제가 잘 들을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 준다.

8. 혈액 검사로 다운 증후군 여부 알아내

‘몽골증’이라고도 불리는 다운증후군을 미리 검사하려면 출산 전에 자궁에 침을

찔러 넣어 양수나 태반조직을 추출해야 했다. 그러나 200명 중 한 명 정도에서는

바늘이 태아를 잘못 건드려 유산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임신부의 혈액에 섞여 있는 태아의 DNA 파편을 분석해 다운증후군의

원인인 21번째 염색체의 이상 여부를 알아내는 방법이 스탠퍼드대학 생명공학•응용물리학과

스티븐 케이크 교수에 의해 개발됐다. 이 검사법은 아직 개발 단계지만, 다운증후군을

안전하게 점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9. 붙이는 멀미약으로 암 환자의 구토증 줄여

화학치료를 받는 암 환자가 느끼는 격심한 구토 증세를 줄일 수 있는 붙이는 멀미약이

지난 9월 미국 식품의료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암 환자를 위한 멀미약은 그 동안

알약이나 주사 형태로 사용돼 왔지만 붙이는 형태로 승인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암환자용 붙이는 멀미약은 한번 붙이면 5일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10. 배아줄기세포 이용한 기관지 이식 성공

지난 6월 영국과 스페인 의료진이 결핵 후유증으로 기관지 손상을 입은 30세 스페인

여성에게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기도(숨길)를 만들어 이식해 주는 수술을

성공시켰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처음으로 장기를 만들어 이식한 첫 사례였다.

의료진은 사망자로부터 기증받은 기도에서 세포 조직은 강한 약품과 효소로 모두

제거하고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연골 조직만 남겨 놓았다. 이어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연골세포를 만들고 이를 기증받은 기도에 옮겨 심음으로써 의료진은

면역거부반응이 없이 마치 원래 환자 것처럼 작동하는 기관지를 만들어 환자에게

이식해 줄 수 있었다.

두 아이의 엄마인 환자는 이식 수술을 받은 뒤 6개월이 지난 현재, 직장 생활에

무용까지 즐거운 삶을 즐기고 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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