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돕는 방법도 남녀가 다르다

남자는 ‘아는 사람’에게, 여자는 모두에게

공돈이 생겼고 이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라는 권고를 받을 때, 당신은 가까운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것인가, 아니면 해외의 굶는 아이들에게 줄 것인가.

개인적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 같지만, 조사 결과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다 인자한 여성은 ‘모두’를 도와주고 싶어 하는 반면,

남성은 가까운 불우이웃만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리고 일부 남성은

자선기부하라고 준 돈을 ‘꿀꺽’하는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연구는 미국 텍사스 A&M대학 마케팅 담당 캐런 윈터리치 교수가 진행했다.

그녀는 우선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남을 돕고자 하는 평소 자세를

나타내는 ‘도덕 정체정’ 지수를 측정했다.

도덕 정체성은 ‘남을 돕고 모두에게 공정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개인이 얼마나

높은 가치를 두느냐’를 측정한다.

피실험자의 도덕 정체성을 측정한 뒤 연구진은 1달러씩을 주면서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선택 사항은 ①미국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를

돕는다 ②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자를 돕는다 ③그냥 내가 갖는다 세 가지였다.

연구진은 미국과 해외의 이재민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함으로써 자선기부자가 ‘내부자’와

‘외부자’ 중 어느 쪽을 더 돕고자 하는지를 측정했다.

내부자란 가족, 친척, 동향인, 한국인 등 어떤 개인이 ‘우리 편’이라 생각하는

사람을 말하며. 외부자란 내부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이다. 인간은 그때 그때 가르는

기준은 달라도, 항상 사람들을 내부자 또는 외부자로 가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인류학 연구 등을 통해 밝혀져 있다.

실험 결과, 높은 도덕 정체성 지수를 가진 여성은 1달러를 동등하게 쪼개 카트리나

피해자와 쓰나미 피해자를 모두 돕고자 했다. 도덕 정체성이 낮은 여자는 미국인

카트리나 피해자만 도우려 했다.

반면 남성은 도덕 정체성이 높더라도 대개 미국인 카트리나 피해자를 돕겠다고

했다. 도덕 정체성이 낮은 남성은 1달러를 자기가 갖겠다고 했다.

윈터리치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도덕적 행위에 높은 가치를 두는 사람은

가까운 이웃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미치고자 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가까운 사람 또는 자신에게만 신경을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논문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자선단체들이 실제 모금에 나설 때 기부자와의

관계 설정을 잘 함으로써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즉, 국내 이재민이나 불우이웃을 도우려 할 때는 주로 남성 기부자를 설득하고,

해외 이재민 성금 등을 모을 때는 여성 기부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좀 더 자비로운 여성에게 집중하는 것도 모금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윈터리치 교수는 “자선과 관련한 연구를 하면서 나 스스로 놀란 점은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자선 활동, 기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소비자 연구 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 1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과학 웹뉴스 이사이언스 뉴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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