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암백신 업체의 노벨상 로비의혹 수사

스웨덴 검찰,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 혐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 과정에 다국적 제약회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노벨상 권위에 금이 가고 있다.

20일 주요 외신들은 스웨덴 검찰이 영국과 스웨덴의 합작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를 규명한 독일의 하랄트 추르 하우젠(72) 박사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이 수상되도록 부당한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우젠 박사는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가운데 HPV16과

18이 자궁경부암 유발 원인의 7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HPV백신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스웨덴 검찰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노벨재단

산하의 노벨웹과, 노벨상 판권을 담당하는 노벨미디어에 거액을 후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우젠 박사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막후에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스웨덴 검찰의 주장이다.

스웨덴 검찰은 아스트라제네카 이사이면서 노벨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보 안젤린,

그리고 노벨위원회 위원으로서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베르틸 프리드홀름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러한 혐의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의 업적을

알리는 활동을 지원했을 뿐 선정 과정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며 “보 안젤린

이사는 개인 자격으로 노벨상 위원을 맡고 있으며, 베르틸 프리드홀름과의 계약은

전문가와 우리 회사의 업무 계약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노벨재단 역시 노벨상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 가능성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하우젠 박사와 에이즈 바이러스를 발견한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레 시누시(여.61), 뤽 몽타니에(76) 박사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 뒤 “하우젠 박사의 수상은 제약사의 광범위한

로비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8월 HPV백신의 인기가 제약사의 과도한

마케팅과 로비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이 400~1000달러(42만~105만원)나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확실하지 않으며, 대부분 백신은 FDA(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는

데 3년이 걸리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은 6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당시 이 같은 신속한 승인 과정에 대해 ‘제약사가 대규모 광고 공세를

펴는 한편, 의사, 여성단체, 정치단체 등에 자금을 제공해 자궁경부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 모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네트워크인 유튜브에서 미국 드라마 ‘로 앤 오더(Law and Order)’를

보려면 먼저 자궁경부암 백신 광고를 봐야 하고, 지난 5월 개봉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에도 해당 광고가 삽입됐다.

한편 노벨상 위원회는 생리의학상에 대한 로비 의혹 이외에도 최근 선정 위원

일부가 중국 정부로부터 공짜 여행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추문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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