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 성공 자가진단기 개발

정자 숫자 측정해 정관수술 성공 여부 판단

불임을 위한 정관수술을 받은 뒤, 정자가 나오지 못하도록 묶어 맨 정관 부위가

풀리면서 정자가 누출돼 임신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이런 사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정관수술 성공 체크용 자가진단기가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곧 시판될 예정이다.

버지니아 주립대 존 헤어 박사가 개발한 키트는 여성들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임신 자가진단기 정도의 소형 크기로, 정액을 튜브 속으로 집어 넣으면

정액 속의 정자 숫자를 측정해 정관수술이 성공했는지, 아니면 수술 부위가 풀려

임신 위험이 있는지를 표시해 준다.

이 정관수술 성공 자가진단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2개의 선이 숨어 있다. 정액을

일정량 이상 주입하면 우선 첫 번째 라인이 나타난다. ‘측정에 충분한 양이 들어

왔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그 뒤 10분이 지나도록 두 번째 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정관수술은 성공적이다.

그러나 두 번째 라인이 표시되면 정액 속의 정자 숫자가 1ml 당 25만개 이상이라는

의미로, 정관수술에 실패했고, 임신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자가진단기는 정자에서만 발견되는 단백질을 토대로 정자 숫자를 측정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정액 1ml 당 정자 수가 100만 개 이하로 떨어져야 임신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2004년 미국 ‘산부인과학(Obstetrics and Gynaec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정관수술 뒤에도 정자가 누출되는 경우는 100명 중 1명 꼴이다. 그러나 정관수술

뒤 다시 병원을 방문해 수술 성공 여부를 정액 속 정자 숫자 검사 등으로 점검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다.

정관수술 실패의 주요 원인은 수술 뒤 부실한 관리로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염증이 치료되는 과정에서 정관이 지날 수 있는 통로가 새로 만들어지고

이 통로로 정자가 배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수술 부위를 통과한 정자가 외부로 나오기까지는 2~3개월이 걸리므로 정관수술

성공 체크 자가진단기는 정관수술 2~3개월 뒤에 사용해야 한다.

내년 초 발매될 이 자가진단기의 가격은 4만~6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소식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온라인 판 등이 9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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