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이 수컷을 암컷으로 바꾼다

수컷 숫자 줄면서 생태계 번식-생존 위협

사람이 만든 인공 물질이 수컷 동물을 암컷으로 변환시키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러한 현상은 어류 등에서 특히 심하지만 인간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돼 현

상태를 방치할 경우 생태계의 대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환경단체인 켐 트러스트(Chem Trust)가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류, 양서류,

조류, 파충류 등에서 수컷들이 성 호르몬을 혼란시키는 화학물질에 노출됨에 따라

암컷화되고 있다.

켐 트러스트 연구진은 암컷만이 만들 수 있는 난황 단백질을 수컷들이 비정성적으로

생산하는 양상을 발견했다.

특히 어류에서 양상이 심각했다. 한 연구 결과, 영국의 저지대 강에 사는 수컷

물고기의 절반이 화학물질에 노출돼 정자를 생산해야 할 부위에서 알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으로 바꿔 말하자면 고환에서 난자가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 화학물질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을 차단하면서 영향을 미쳤다.

성 호르몬에 혼란을 초래하는 수천 가지의 ‘성전환’ 화학물질들이 생태계의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면서 수컷을 암컷으로 바꾸고 있는

양상이다.

물에 버려진 피임약 성분의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뒤 바퀴벌레 수컷들이 완전히

암컷으로 바뀐 사례도 보고돼 있다.  

이번 보고서는 식품 포장지, 청소 용품, 플라스틱, 오물, 페인트 등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들이 생식기 기형을 유발하고, 정자 수를 감소시키며, 수컷을 암컷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켐 트러스트 이사이자 이번 보고서를 대표집필한 귀네 라이온즈는 “지금 속도로

수컷이 암컷화되면서 다음 세대를 생산하기 위한 수컷의 역할이 방해 받는다면 동물

개체 수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성전환을 초래하는 화학물질을

통제하기 위한 긴급한 정책 채택과 활동, 그리고 야생 생물 관찰을 위한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언급한 동물 종들은 영국 강어귀의 흘림도다리, 북해의 대구,

플로리다의 두꺼비, 스페인의 송골매, 북아메리카 오대호의 거북이 등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등이 7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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