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냄새 폭탄’ 미군 개발 중?

‘냄새 통해 공포 전달’ 연구에 찬반론

공포에 떠는 사람은 ‘공포의 냄새’를 뿜어내고, 그 냄새를 맡은 사람 역시 공포를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의 스토니브룩대학 릴리안 무지카-파로디 박사 팀은 생전 처음 스카이

다이빙을 경험하는 피실험자 40명의 겨드랑이에 패드를 붙여 이들의 땀을 흡수시켰다.

겨드랑이 땀 채취는 두 번 이뤄졌는데, 한 번은 그냥 땀을 흘릴 때였고, 두 번째는

스카이 다이빙을 목전에 두고 극도의 공포 상태에 빠져 있는 순간에서였다.

이 두 개의 패드 샘플을 다른 피실험자 그룹이 냄새 맡도록 하면서 연구 팀은

피실험자의 뇌 변화를 스캔 촬영했다. 그러자 ‘평상시 땀 냄새’를 맡은 때와는

다르게 ‘공포의 땀 냄새’를 맡을 때 뇌의 공포와 관련된 부위가 더욱 활성화되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냄새만으로도 공포가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며, 더듬이 끝의 냄새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개미처럼 사람도 ‘공포의 페로몬(인체가 발산하는 향기)’을 발산한다는 결론을

내릴만한 실험 내용이었다.

무지카-파로디 박사는 “인간의 사회 활동에는 우리가 모르는 숨은 생물학적 구성

성분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중 감정적 스트레스와 관련되는 성분은 다른 사람에게

그 감정을 전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가 특별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미군이 이 실험의 경비를 댔기 때문이다.

미군은 공포의 냄새를 적진에 흘려 보냄으로써 적군을 공황 사태에 빠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재정 지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 감정이라는 후각을 통해 공포의 심리를 유발할 수 있다면

공황 상태에 빠진 적군은 오합지졸이 될 수 있을 테니 미군이 관심을 가질 만도 하다.

이에 앞서 비슷한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휴스턴의 라이스대학교

심리학과 데니즈 첸 박사는 1999년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에게 무서운 영화와 웃기는

영화를 각각 보여주고 땀을 채취했다.

냄새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냄새를 맡은 피실험자 대부분이 ‘공포에

쩔은’ 땀 냄새를 구별해냈다.

200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커스틴 액커를 박사 팀이 발표한 내용도 비슷했다.

무서운 영화를 본 사람에게서 채취한 땀에 대해 피실험자 여성 60명은 ‘강하고,

약간 불쾌하고, 공격성이 느껴지는 냄새가 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런던 킹스칼리지 정신과 사이먼

웨즐리 박사는 “1960년대에 진행된 연구에서 흥분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주사 맞은

사람들은 신체적 반응은 보였지만 실제로 공포스러운 상황이 눈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공포에 빠졌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냄새를 통해 공포와 관련된 신체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정말

공포에 빠뜨릴 수는 없다는 반론이다.

현재 연구 상태로는 미군이 설사 ‘공포 페로몬’을 합성한다 해도, 이 냄새를

맡은 적군이 “뭐야, 그냥 불쾌한 냄새일 뿐이잖아”는 반응 정도만 보이면 작전상

아무 소용도 없지 않냐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매거진에

최근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텔레그라프 등의 온라인 판이 3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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