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공부’는 30대까지만

40대 이후는 소음에 주의력 분산돼 효율↓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이른바 ‘멀티 태스킹’(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것)에

젊은이들은 능하지만, 장년층 이상은 이런 멀티 태스킹에 도전하지 않는 게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소속 로트만연구협회 데일 스티븐 박사 팀은 노년층(60~70대)과

젊은층(22~36세) 각 12명씩을 대상으로 기억력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180명의 사진을 먼저 보여 준 뒤 곧 이어 120명의 사진을 다시 보여 주면서 “아까

본 사진 중에 있었던 얼굴을 알아맞혀라”하는 테스트였다.

앞서 나왔던 얼굴 사진을 알아맞히는데 실패한 비율은 젊은층에서 26%였던

것에 비해 노년층에선 43%로 나타났다. 금방 봤던 사진을 다시 기억하는 능력에서

큰 차이가 났다는 결과다.

연구진은 뇌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뇌 스캔 촬영을 통해 판독했다. 노년층이나

젊은층이나 봤던 얼굴을 기억하는 순간, 기억을 관장하는 뇌 해마 부위가 활성화됐다.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관찰됐다. 노년층 뇌에선 해마 부위 이외에 여러 부위가 활성화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특히 청각 관련 부위가 활성화된 경우가 많았다. 젊은층의 뇌에선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뇌 스캔 기계의 소음에 주목했다. 시끄러운 편인 뇌 스캔 기계가 소리를

낼 때마다 노년층의 뇌는 이에 반응했고, 그래서 얼굴 사진 기억에 방해를 받았다는

결론을 연구진은 내렸다.

연구에 참여한 로트만연구협회의 셰릴 그레이디 박사는 “노년층의 경우 뇌 스캔

기계의 소음에 쉽게 주의력이 분산되면서 얼굴 사진 기억에 방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집중력의 분산이 몇 살부터 일어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대략 40대 이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신경과 배리 고든 박사는 이 연구에 대해 “의미 있는 연구”라면서

“다음 번 실험에선 노년층에게 ‘소음에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하라’고

경고하면서 기억력을 테스트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어르신들은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공부법”이라고

질타했고, 젊은층은 “공부만 잘 되는데…”라며 항변했다. 이번 실험 결과에 따라

이제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면 안 되는’ 대상은 젊은층이 아니라 장년층 이상으로

수정돼야 할 것 같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 전문 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 온라인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최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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