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예절 잘 지키면 살 빠진다

식사시간 늘어나 포만감 일찍 느끼고 먹는 양도 줄어들어

왕족들은 식사 에티켓을 철저하게 지키기 때문에 뚱뚱한 사람이 없는 것일까?

식사예절만 잘 지켜도 비만을 막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예절 전문가인 질 두체스는 “식사예절은 당신을 사람으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날씬하게도 만들어 준다”며 ‘굿 매너 다이어트’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식사예절 1 ‘등을 똑바로 펴고 앉아 식사를 한다’=소화 작용이 잘

작동되는 최고의 자세를 취하도록 해 준다.

△식사예절 2 ‘음식을 집어 입에 넣을 때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있고, 음식을

씹을 때는 내려놓는다’=천천히 식사를 하도록 함으로써 위의 포만감이 뇌로

전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다. 이렇게 식사를 하기 때문에 상류층 식사에서는

누구나 일찍 포만감을 느끼게 되고 전체 식사 코스를 끝까지 다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식사예절 3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한다’=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려면

입에 음식을 가득 채워선 안 된다. 결과적으로 천천히 조금씩 먹도록 한다.  

△식사예절 4 ‘다른 이를 배려하라’=상대의 포도주 잔이나 물 잔이 비우면

채워주고 접시나 소금을 건네주고 하는 식탁 에티켓은 식사 속도를 늦춰준다.

단 상류층 식사예절에서 하나 바꿀 점이 있기는 하다. 우아한 포도주 대신에 물을

마시는 것이다. 이는 술의 칼로리 양이 지방질 다음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런 예를 보여주면서 두체스는 “상류사회 식사에서 ‘패스트 푸드’가 제공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식사 속도와 비만의 관계는 여러 연구가 증명하고 있다. 일본 도쿄대 사토시 사사키

박사와 오사카대 히로야즈 이소 박사는 30~69세 일본 남녀 3287명을 대상으로 음식을

먹는 속도가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음식을 빨리, 포만감이 들 때까지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 위험이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내용은 지난 10월21일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됐다.

영국 국가비만위원회의 이안 캠벨 박사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위장이

아니라 뇌인데, 뇌가 포만감을 느끼고 ‘그만 먹어도 되겠다’고 몸에 명령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식사 시작 뒤 15~20분 뒤”라며 “음식을 빨리 먹게 되면

뇌가 포만감을 느낄 틈이 없기 때문에 더욱 많은 양을 먹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식사를 빨리 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대충 빨리 식사’ 현상은

핵가족 시대가 지나 ‘홀로생활’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제적으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영국에서도 최근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혼자 식사를

하거나, 아니면 TV 앞에 일렬로 앉아 식사를 하는 이른바 ‘TV 식사’가 문제시되고

있다.

이렇게 홀로, 또는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면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무절제하게

많은 양을 먹기 쉽기 때문이다.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의식적으로라도 식탁보를

깔고 격식을 갖춰 식사하는 것은 식사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라며

“한국인은 보통 5~10분 사이에 식사를 마치지만 음식을 씹는 동안 수저를 내려놓는

등의 식탁예절만 지켜도 식사 시간이 20분 정도로 늘어나고 그러면 비만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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