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당신은 외톨이?

“게임 말고는 나를 받아주는 곳 없어 게임한다”

하루 네 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게임중독자의 90%는 게임 자체에 중독된 게 아니라,

게임 이외에는 할 것이 없어서, 또는 게임 이외에는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게임에

빠져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 유일의 게임중독 치료소로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미스 앤 존스

게임중독 치료센터의 케이스 바커 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최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18살 소년 조지(가명)의 다음과 같은 고백은 바커 소장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조지는 ‘콜 오브 듀티 4’라는 게임을 하루 10시간 이상씩 하다가

센터를 찾았다.

그는 자신이 게임에 빠져든 이유를 “살면서 처음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그룹의 일원이 되면서도 사람 눈에 띄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했다.

그는 “남몰래 게임을 하다가 나중에는 사람들에게 말했지만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지는 센터에서의 치료 경험을 “게임 말고도 나를 받아들여

주는 곳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야 내 상태를 알고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커 소장은 “조지처럼 실생활에서 느낀 좌절과 분노를 폭력성 게임에다 쏟아

넣으면서 게임중독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중독자 대부분이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벗어나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했다.

2006년 문을 연 스미스 앤 존스 게임중독 치료센터는 당초 게임중독 치료에 알코올-마약

중독 치료와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었다. 약물 중독의 경우 약물 자체에 탐닉하기

때문에 약물과 격리시키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중독자로부터 게임을 분리시키는 것만으로는 동일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차이점을 센터 연구진들은 점차 발견하게 된다.

즉 10% 정도의 게임중독자들은 게임과 격리함으로써 정상 생활로 돌아오지만,

나머지 90%는 조지의 경우처럼 게임 자체에 빠져든 것이 아니라, 현실회피 방법으로

게임이라는 가상세계로 빠져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게임과 격리시켜도 이러한 좌절감,

우울증을 치료해 주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바커 원장은 “90%의 게임중독자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게임과의 차단이 아니라

사람과의 대화였다”며 “게임중독은 그래서 중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며,

부모나 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처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거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쇼핑에 탐닉하거나 하루 종일 잠을 자는 등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게임에

빠지는 사람 역시 같은 이유 때문에 그럴 수 있다”며 “우울증 등 원인 때문에 중독

증세를 보인다면 근본 원인인 우울증부터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처럼 전 국민이 게임에 탐닉하는 사회도 찾아보기 힘들다. 게임 탐닉은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하루 4시간 이상 게임을 한다면, 자녀가 학교 생활 등에서 문제는 없는지 부모가

대화를 시도하고, 성인이라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이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권병준 기자 riwo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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