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믿으면 시각기능 더 좋다?”

네덜란드서 ‘도발적’ 실험…무신론자보다 도형 인식 빨라

종교를 믿는 사람은 흔히 ‘세상을 다르게 본다’고 하지만 실제로 종교 유무에

따라 시각 인지 능력에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 심리학과 베른하드 홈멜 박사 팀은 대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복잡한 그림을 보여주면서 시각 인지 능력을 테스트했다. 대학생 40명 중 절반은

무신론자였고 나머지 절반은 칼뱅교(칼뱅이 주창한 기독교 종파. 신을 믿고 구원받을

사람을 신이 미리 정해 놓았다는 예정론을 믿는다) 신도였다.

보여준 그림은 큰 삼각형, 사각형 속에 작은 삼각형, 사각형이 숨어 있는 그림이었다.

무신론자나 칼뱅 교인이나 모두 큰 삼각형, 사각형을 먼저 알아보는 것은 동일했다.

하지만

그 안의 작은 삼각형 또는 사각형을 찾아내는 속도는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칼뱅

교인 쪽이 더 빨랐다. 차이는 평균 30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였다.

홈멜 박사는 “같은 대학생으로 문화적 배경은 동일하지만, 종교적 차이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측정했다”며 “큰 차이는 아니지만 내면의 삶에 중점을 두는

칼뱅교인의 성향이 시각적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톨릭교인, 무슬림교인, 유대교인들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 심리학과 아라 노렌자얀 박사는

“문화 비교학에서 드러난 결과와 이번 연구 결과는 유사하다”며 “칼뱅교처럼 개인을

독립적으로 보는 문화적 전통은 신자로 하여금 세상을 좀더 미세한 특징으로 나눠

보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도발적’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적 차이에 따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는 연구는 과거 아시아인과

북미인 사이에 사진을 둘러보는 방식에서도 일부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인들을 사진을 볼 때 전체를 훑어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북미인들은 사진

중의 한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 (PLoS One)’에

발표됐으며,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온라인판 등이 최근 소개했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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