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으려다 전자담배 중독될라

오늘 폐암의 날…전자담배 안전성 검토돼야

17일은 ‘세계 폐암의 날’이다. 흡연이 ‘폐’가망신으로 가는 지름길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 하지만 금연을 시도해 본 사람은 금연이 얼마나 힘든 줄 안다. 금단현상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최근 환영 받는 금연 보조제품이 있다. ‘전자 담배’다.

중국에서 처음 개발된 전자 담배는 유럽을 거쳐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담배와 똑같이 생긴 전자담배로 정말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는 실제 흡연 느낌을 주는 데다 니코틴 금단현상까지 해결해

주므로 금연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지만 지나치면 또 다른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자 담배란?

전자 담배는 담뱃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공기 형태로 흡입하게 만든 장치다.

발광다이오드(LED)와 배터리가 결합된 본체와 액체 니코틴을 기체로 바꾸는 장치,

니코틴 액체를 담은 카트리지로 구성돼 있다.

담배 필터에 해당하는 카트리지를 빨면 전자담배 내부에 압력이 발생해 LED에

불이 들어오고 액체 니코틴이 기체로 바뀌며 입 안으로 들어온다. 가격은 필터, 니코틴

카트리지를 포함해 15~20만원 정도다.

일반 담배에는 니코틴 외에도 발암물질인 타르, 일산화탄소, 벤조피렌 등이 들어

있지만 전자담배에는 니코틴 성분만 있다. 다른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는 니코틴 공급이 차단되면 초조하고 우울하며 집중이 안 되고 배고프며

잠을 자지 못하는 등 금단현상을 겪게 된다. 이럴 때 전자 담배는 니코틴을 공급하면서

금단현상을 줄여준다.

전자 담배는 담뱃불을 붙이거나 담배를 만지작거리는 행동, 또는 담배 연기가

목에 닿는 느낌 등을 그대로 살려 준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최진숙 총장은 “전자 담배는 담배의 나쁜 성분 없이 흡연

행위를 할 수 있어 금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며 “특히 담배 연기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으로 유럽연합에서 특허를 딴 전자 담배 ‘리안(Ryuan)’의 독성을 실험한

결과 안전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실험은 리안에만

해당하는 것이라서 다른 전자 담배가 모두 안전하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유럽에서도 전자 담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금연 단체인 ASH의

데보라 아노트 이사는 지난달 8일 영국 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자 담배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지는데 품질 관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 담배도 어디까지나 담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세계금연행동의 더글라스 배처 사무국장 역시 “니코틴

이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고, 니코틴에 열을 가해 분무 형태로 흡입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진 바도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 금연 단체와 의료계는 “전자담배 안의 니코틴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강력한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 등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담배와 마찬가지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때맞춰 지난 12일 전자담배도 담배에 해당한다는 법제처의 해석이 나왔다. 법제처는

기획재정부의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담뱃잎에서 추출한 니코틴 농축액을 빨기

좋도록 고안된 제품이기 때문에 전자 담배도 담배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자담배를 수입하는 업체는 시•도에 등록해야 하며, 소매인은 우편이나

인터넷을 통해 전자 담배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전자담배는 각종 금연 패치와 금연초, 니코틴 껌처럼 금단 현상을 줄이기 위해

소량의 니코틴을 공급하는 금연 보조제의 하나다. 그러나 지나치면 오히려 니코틴

중독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최진숙 총장은 “미국에서 니코틴 껌을 씹어 금연엔 성공했지만 대신 니코틴 껌에

중독된 사례가 최근 많이 보고 된다”며 “금연으로 가는 중간 단계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지 완전한 금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으로 전자

담배의 안전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아직 동물실험 결과 밖에 없다”며 “앞으로 전자

담배로 인한 니코틴 중독 등 안전성 문제가 추가로 연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수정 기자 crystals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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