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음악 들으면 혈관 막힌다

음악이 혈액 흐름에 미치는 영향 최초로 측정

10대 자녀가 듣는 시끄러운 음악을 차를 모는 아빠가 처음엔 거북스러워 하다가

결국 함께 들으며 즐긴다는 광고가 있다. 그러나 아빠가 심혈관 질환 위험군에 속한다면

자녀는 헤드폰을 끼고 혼자 음악을 듣고, 아빠는 아빠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의대 연구진은 평균 36세의 금연 중인 피실험자(여자 3명,

남자 7명)를 대상으로 음악에 따른 혈관의 반응을 점검했다.

측정은 4가지로 나눠 진행됐다. 1단계에서 지원자들은 자신의 좋아하는 음악을

가져와 들으며 윗팔 부위 동맥 혈관의 흐름을 측정 받았다. 2단계에서는 싫어하는

음악을 들으며, 3단계에서는 선호도 여부와 상관없이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그리고

4단계에선 웃기는 비디오를 받으며 혈류를 각각 측정 받았다.

그 결과 혈관의 내피세포(혈관의 벽을 구성하는 세포)는 피실험자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26%나 넓어지며 혈액 흐름을 좋게 했다. 반면 거슬리는 음악은

혈관 벽을 6% 좁혔다. 웃기는 비디오를 봤을 때 혈관벽은 19% 넓어졌고, 편안한 음악에도

11% 넓어졌다.

이러한 혈관 내피세포의 확장 효과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의 역할 때문으로 추정된다.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감정의 반응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피실험자들은

좋아하는 음악을 실험 전 2주일 동안 듣지 못하도록 조치됐다. 혈관 내피세포의 변화는

피실험자 1인당 총 160번 측정됐다.

혈관 내피세포는 감정과 약물투여 등 외부의 자극에 다양하게 반응한다. 혈관

내피세포의 반응은 혈액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며, 혈액의 응고 등에 작용함으로써

심혈관 질환 진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05년 ‘웃음이 혈류를 개선한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는 밀러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음악이 혈류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즐거운

음악과 감미로운 사랑 노래는 웃음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고 말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기분을 좋게 하는 음악으로 컨트리 뮤직을 선호했으며, 스트레스를

주는 음악으로 헤비메탈을 꼽은 경우가 많았다. 밀러 박사는 “기분을 좋게 하는

음악이라면 장르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12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되는 ‘미국 심장 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학회에 소개될 예정이며, 의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민영 방송 CTV 등이 12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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