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내 운명’ 엄마 뱃속에서 결정된다

평생 신진대사 패턴, 태아 때 이미 완결

평생 비만이 될지, 마른 체형이 될지는 이미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뇌에 가해지는

프로그래밍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가 최초로 발표됐다.

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캠퍼스 생화학대 멀챈드 파텔 박사 팀은 살찐 암컷 쥐의 새끼를

연구한 결과, 평생의 몸무게 패턴을 결정하는 영향이 엄마의 비만도에 따라 자궁

속 쥐의 뇌 시상하부에 프로그래밍 된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미국 생리학, 내분비학

및 신진대사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10월호에 발표했다.

비록 쥐 실험에서 얻어진 결과이지만 평생의 에너지 대사작용 패턴이 자궁 속에서

아주 일찍 결정된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며, 인간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발견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파텔 박사는 “실험용 쥐의 신체 메커니즘은 인간과 유사하다”며 “2003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임신부의 3분의1은 임신 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렇게 비만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대개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점이 우리의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살찐 암컷 쥐의 새끼는 호르몬 인슐린과 렙틴(체내 지방 용해 물질)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비정상은 향후 새끼 쥐의 식욕과 인슐린 저항성(당뇨병으로 가는

전주곡)을 증진시키면서 비만과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인다.

파텔 박사는 “과거 실험용 쥐의 새끼가 젖을 뗀 후에야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렇게 이른 시기에 뇌 시상하부의 프로그래밍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들이 임신 기간 중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텔 박사는 아주 어린 시기의 식습관이 평생의 신진대사 경향을 결정한다는 연구

분야의 선구자다. 그는 지난 2002년 바로 태어난 쥐에게 정상 젖보다 탄수화물 함량을

비정상적으로 높인 젖을 먹이니 새끼 쥐의 신진대사 유형이 고탄수화물 섭취형으로

바뀌면서 결국 이 같은 패턴이 유지되면서 비만 쥐가 되더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4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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