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온기 전해지면 마음도 따뜻해진다

따뜻한 커피 받아든 사람, 상대방을 너그럽게 평가

‘손으로 전해지는 찻잔의 따뜻함’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이러한 따뜻한 느낌을

비즈니스 현장 등에서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경영학과 로렌스 윌리엄스 박사와 예일대 심리학과 존 바그 박사는

예일대학교 안 엘리베이터에서 남녀 학생 41명에게 아무 설명 없이 커피 컵을 잠깐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커피는 따뜻한 것과 냉커피 두 가지였다.

그리고 커피를 들어준 학생에게 ‘커피를 들어달라고 부탁한 사람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냉커피보다 따뜻한 커피를 맡긴 사람에게서 학생들은 “더 너그럽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아무 이유 없이 단지 잠시 맡겨진 커피

컵의 온도에서 느껴지는 온도 차이로 사람의 인상까지 달라진다는 결과다.

두 번째 실험은 더욱 흥미롭다. 연구진은 53명의 학생에게 “제품 테스트”라고

밝히면서 치료용 패드를 손등에 붙여 줬다. 그리고 테스트에 참가해 줘 고맙다며

아이스크림 쿠폰이나 음료 교환권 등을 본인이 가져가거나 또는 친구에게 선물로

줘도 된다고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따뜻한 패드를 붙인 학생은 자기보다 친구에게 쿠폰을 더 많이

선물했고, 반대로 차가운 패드를 붙인 학생은 친구에게 주기보다 자기가 더 많이

상품을 가져갔다. 패드의 온도 차이 하나로 이기심과 이타심이 갈리는 현장이다.

이상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따뜻한 물건을 손에 쥔 사람은 마음까지

따뜻해지며, 테이블 건너편의 사람을 친절하고 보살펴 주는 사람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결론을 실생활에 응용한다면 냉철하고 지성적인 인상을 주고 싶을 때는 냉커피나

차가운 음료를, 따뜻한 인상을 주고 싶을 때는 따뜻한 찻잔을 건네는 식이 가능할

듯 하다.

윌리엄스 박사는 “따뜻하거나 차가운 물건을 만지는 등 주변 환경의 작은 물리적

변화가 우리의 행동이나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 탬파 소재 ‘노화 및 뇌 재생 센터’의 폴 샌버그 소장은 이 연구에

대해 “우리가 어떤 사람을 ‘따뜻하다’거나 ‘차갑다’고 평가하는 말에서 우리의

심리가 외부의 물리적 환경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온도에 의한 감정의 변화를 실생활에 응용하는 데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사람 사이에서도 온도 차이가 감정의 차이를 유발하는지,

또는 따뜻한 지방 거주민은 추운 지방 거주민보다 마음도 따뜻한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샌버그 소장의 주장이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24일 게재됐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의학웹진 헬스데이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