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흑백TV 봤으면 흑백 꿈 꾼다

흑백TV 보고 자란 사람은 꿈도 흑백

어렸을 때 당신이 본 TV는 컬러였는가? 흑백이었는가? 어릴 때 어떤 TV를 보고

자랐는지에 따라 꿈 색깔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던디대학교 심리학과 에바 머진 박사 팀은 연령별로 꿈을 꿀

때 흑백 또는 컬러로 꿈을 꾸는지에 대해 수년간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5세 이하와 55세 이상 각각 30명씩 모두 60명을 대상으로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꿈 일지를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꿈의 색깔은 어떠했는지 어린 시절 어떤 TV를 봤었는지

등을 파악했다.

그 결과 25세 이하 대상자들 중에서는 단 5% 정도만이 흑백으로 꿈을 꾸었다고

답변했다. 성장기에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바꾼 55세 이상에서도 흑백 꿈의 비율은

7.3%로 낮았다.

반면 성장기에 주로 흑백 TV를 보았다는 55세 이상 대상자들은 전체의 4분 1이

흑백으로 꿈을 꿨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흑백 TV를 보고 자란 현재 55세 이상 세대는 단색으로 꿈을 꿀 가능성이

높은 반면 컬러 TV를 보고 자란 25세 이하 세대는 다양한 색채로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머진 박사는 “어려서 어떤 TV를 봤느냐에 따라 꿈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TV나 영화를 보는 시간이 하루 중 짧은 시간일지라도

그 순간에 집중적인 감정이입을 통해 깊은 인상이 마음 속에 새겨져 지속적으로 영향을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로 흑백으로 꿈을 꾸는 것인지 아니면 일단 꿈에서 깨어난 뒤 마음에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꿈 색깔이 바뀌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꿈은 수면 중 몸은 쉬어도 뇌가 혼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는 상태로 풀이된다.

현실적 제약 없이 뇌가 마음대로 활동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꿈에서 평소에는

생각도 못했던 여러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꿈의 색깔을 조사함으로써 ‘성장기에 각인된 내용’이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일부 드러냈다. ‘21세기의 생존수단’인 상상력의 부족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부모 또는 학교가 어린이의 성장기에 강압적

주입식 교육만 시킬 것이 아니라, 다채롭고 풍부한 내용을 뇌리에 심어줄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이기도 하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에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 판, 타블로이드판인 메일 온 선데이 등이 최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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