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덮은 스모그에 호흡기질환 주의보

먼지 농도 2배 … 아침운동 삼가고 외출 뒤 샤워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정현(29세)씨는 5개월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 근처

공원을 한 바퀴씩 도는 등 가볍게 바깥 운동을 하고 출근하는 습관을 이어왔다. 하지만

요 며칠간 아침에 짙은 안개가 껴서 바깥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기 때문에 안개 낀 아침에 하는 운동이 오히려 해가 되진 않을까 우려해서다.

20일 아침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는 저시정(시계가 짧음) 경보가 발효될 만큼

짙은 안개가 대기를 가득 메웠다. 김포공항의 가시 거리는 200m, 인천공항은 500m에

불과할 정도로 짙은 안개가 껴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을 정도였던

것.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당 114~138㎍(마이크로그램)으로 측정됐다. 한 달 전 44~50㎍/㎥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한반도를 둘러싼 대기가

장기간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남서풍을 타고 유입된 각종 오염물질이

그대로 가라앉아 스모그 현상이 수일 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

스모그는 연기와 안개의 합성어로 주로 자동차, 가정, 화학 공장 등에서 나오는

매연이 안개와 섞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스모그 현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2~3배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면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기관지가 좋지 않은 노약자,

어린이들은 바깥 활동을 할 때 주의가 당부된다.

중앙대병원 호흡기내과 신종욱 교수는 “안개 낀 날씨에는 대기 중에 대기오염

가스와 미세먼지,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의 농도가 평상시보다 높아진다”며 “이런

날에는 천식과 호흡기 질환이 더 악화되므로 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피부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외부활동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영주 교수는 “알레르기성 기관지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마른기침을 비롯해 심한 경우에는 가래가 생기기도 하며 천식환자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찰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염증에 의해 코 점막에서부터

기관지 내부까지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

조 교수는 “새벽에는 대기가 정체돼 있는 상태이므로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

운동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며 “꼭 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면 저녁 시간을

이용할 것”을 권했다. 또한 미세 먼지가 코 속으로 들어가 자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알레르기성 기관지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스모그에 노출돼 감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외부의 감기 바이러스에 약하기 때문인데, 이런 사람들이라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일반인이 스모그에 노출되고 난 후 콧물, 재채기,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다른 호흡기 질환일 가능성이

크므로 병원을 찾을 것을 권했다. 후두염이 있는 사람은 스모그 현상 때 목소리가

걸걸해지고, 쉬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한다.

스모그 현상 때의 미세 먼지는 눈을 ‘따끔따끔’ 자극하기도 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대기 중 미세 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이물감, 충혈, 가려움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 등 평소

안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바깥에서 운동하고 들어왔을 때에는 눈을 문지르지 말고 물로 씻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며 “더 빨갛게 충혈 되고, 가려움증이 지속되는 등 증상이 있으면

바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모그 현상이 일어날 때에는 무엇보다 외출 후의 관리가 중요하다. 신 교수는

외출 후 귀가하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입었던 의복은 털거나 세탁해서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아침에 열어놓은 창문으로 미세먼지가 집 안까지 들어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침구류, 커텐 등을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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