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으로 주목받더니…‘에이즈 바이러스 화석’ 발견

1960년 콩고 여성의 조직에서 HIV 유전자 찾아

에이즈 바이러스를 발견한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호주 머독대학교 고대 DNA 연구실의 분자고생물학자 마이클 번스 박사는 세계

여러 나라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과 함께 아프리카 병원에 수 십 년간 보관돼온

조직 샘플들을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 거의 50년 된 두 개의 림프절 조직샘플에서

1960년에 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살았던 한 여성의 HIV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찾았다고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이들 바이러스의 변형이 서양에서 에이즈가 나타나기 훨씬 이전인

20세기 초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80세정도 된 선조로부터 옮겨가 진화한 것”으로

결론짓고, “이 발견으로 HIV 바이러스의 역사를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라고 불리는 HIV 바이러스는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앞글자를 딴 말로, 에이즈(AIDS)의 원인 바이러스다.

미국 방송 ABC 뉴스 온라인 판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이 발견한 HIV

바이러스 유전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것으로 1960년에 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살았던 한 여성의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오래된 것은 1959년의 것이다.

연구진이 분자시계분석 방법을 사용해 HIV 바이러스가 갈라졌을 거라 판단되어지는

시간으로 진화 행로를 거슬러가 특성을 분석한 결과, 두 개의 유전자 조직은 다른

형태인 것으로 판명됐다. HIV 바이러스의 변이과정을 알 수 있게 된 것.

번스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HIV 바이러스 염기서열은 지금까지 추출된 바이러스

중 두 번째로 오래됐기 때문에 변이가 그만큼 덜 일어난 ‘젊은 바이러스’에 속한다”면서

“초기의 바이러스 염기서열은 이들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 많은 정보를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0~50년간 HIV 바이러스의 변이는 매우 급속도로 이뤄져 왔다”며 “바이러스의

진화에 대한 정보가 쌓일수록 이런 바이러스가 오랜 시간 어떻게 인간에게 적응하도록

변이돼 왔는지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샘플에서 바이러스성 유전자를 추출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샘플은 DNA 서열에 악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포르말린으로 보존돼 왔기

때문이다.

번스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바이러스 샘플은 보존상태가 꽤 좋은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 샘플에서 아주 조그마한 DNA의 조직단편을 분리시키기 위해 많은 기술적인

조정이 요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아직 풀리지 않은 HIV와 관련한 수수께끼의 단서를 더 찾을 수 있도록,

 HIV 양성 조직을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샘플들을 분석하고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