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퍼거슨-맨유 삼국지1



축구비평가들은 오로지 기술과 전술비교에 골몰한다. 축구가 피와 살 그리고 감정으로 버무려진 ‘인간의 경기’라는 사실을 무시한다. 축구경기는 전술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승리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축구를 해서 이기는 것이다. 최고의 팀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팀이다. 하나의 영혼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 ‘팀 정신의 팀’이다. 
-알렉스 퍼거슨(1941.12.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퍼거슨감독은 불이다. 오죽하면 별명이 ‘헤어드라이어’일까. 호통을 칠 때면 선수들의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다. 선수들 얼굴 가까이 입을 바짝 들이대고 ‘불같은 육두문자’를 퍼부어댄다. 선수들은 행여 그 ‘뜨거운 욕설’에 얼굴을 데일세라 꼼짝 못하고 서있을 수밖에 없다. 헤어드라이어에서 쏟아져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대책 없이 맞고 있는 선수들 심정은 죽을 맛이다.

데이비드 베컴(33·LA갤럭시)이 최고의 인기를 누릴 때도 퍼거슨 앞에 가면 꼼짝도 하지 못했다. 퍼거슨이 홧김에 던진 축구화에 그 잘생긴 이마가 찢어져도 찍 소리 한번 못했다. 2006년 특급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루이(32·레알 마드리드)도 반기를 들자 가차 없이 방출해 버렸다. 어차피 팀을 리모델링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차에 잘됐다 싶었다.  당시 맨유는 니스텔루이에게만 득점을 의존하는 ‘킹 뤼트 시스템’의 팀이었다. 퍼거슨은 이 시스템을 해체하지 않으면 ‘맨유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니스텔루이는 ‘울고 싶은 데 뺨을 때려준 격’이 됐다.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로 옮기고 나서야 비로소 퍼거슨에 대해 입을 뗐다. “그는 공포의 감독이다. 그의 면전에서는 말하기조차 무섭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면 입술이 떨리고 입에 침이 마른다.”


퍼거슨의 카리스마, 신의 경지
퍼거슨의 동생 마틴 퍼거슨은 “형은 빈집에 혼자 있어도 싸움을 벌일 사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고든 스트라칸 스코틀랜드 셀틱감독 같은 이는 “화는 퍼거슨에게 석유와 같은 연료다. 그는 화에 의해서 움직인다.”라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를 신처럼 떠받든다. 맨유를 떠난 필립 네빌(31·에버턴)은 아예 스스로 퍼거슨의 신도라고 자처할 정도다. 그가 맨유에 있을 때 여러 팀에서 러브 콜을 보내오자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난 누가 뭐래도 맨유에서 뛰고 싶다. 그 누구도 나에게,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 팀에서 나가라고 말할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이 ‘이제 필요 없으니 팀을 떠나라’고 한다면 군소리 없이, 어떤 불만도 없이, 그와 악수를 나누고 보따리를 꾸리겠다. 그와 나는 선수와 감독의 사이가 아니다. 퍼거슨은 나에게 양아버지 같은 존재다. 퍼거슨은 내 운명의 관리인이다. 퍼거슨이 죽으라면 죽겠다.”

대단하다. 역시 퍼거슨이다. 그의 그런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맨유가 있었을 것이다. 맨유에서 그는 5월말 현재 703승286무221패(친선경기 제외)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문득 히딩크 감독이 떠오른다. 히딩크는 한국대표감독 계약 사인에 앞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묻는다. “내가 만약 지금 한국선수들에게 아무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저 나무에 올라가라고 한다면 올라가겠느냐”고. 축구협회 관계자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하자, 히딩크는 비로소 사인을 한다. 나중에 결국 한국선수들도 히딩크의 신도가 됐다. 히딩크가 죽으라면 죽을 정도로 한 몸이 됐다. 그리고 그것이 월드컵 4강으로까지 이어졌다. 퍼거슨은 말한다.  


불같은 투지와 열정 가득한 선수 선호
“나는 게임에 만족하지 못해 선수들을 탓할 때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고유의 지도방식이다. 난 뭔가 할 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래야만 이튿날은 새로운 날이 되고, 나는 그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말할 건 빨리 말하고 서둘러 내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축구선수가 감독의 장악력을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에게는 굿바이라는 말 밖에 할 것이 없다. 경기 중이든 경기장 밖이든, 팀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사람은 더 이상 팀의 자격이 없다. 선수가 얼마나 유명한 가 따위는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 누구든 잘못을 했다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도 그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스타플레이어 한 사람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원 맨팀’은 싫다. 한 두 번은 모르지만 길게 보면 팀에 불행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퍼거슨은 스타보다는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는 선수를 좋아한다. 불같은 투지와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선수를 선호한다. 검증이 끝난 스타플레이어보다는 가능성이 큰 젊은 선수를 좋아한다.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는 선수들도 대부분 퍼거슨이 유소년시절부터 키웠거나 어렸을 때 다른 팀에서 데려온 선수들이다.


긱스-스콜스-로이킨, 강인하고 용맹한 선수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35)가 그 좋은 예다. 긱스는 원래 지역 라이벌 팀인 맨체스터시티 유소년 클럽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퍼거슨은 그 어린 소년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다. 경기장을 날아다니듯 툭툭 쉽게 공을 차는 긱스의 플레이는 ‘축구천재’ 바로 그것이었다. 긱스는 드리블을 하든지 공을 받으러 나가든지, 상대편 수비수들을 갖고 놀았다. 퍼거슨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했다. 그리고 긱스가 17세 때인 90년 7월9일 공식계약을 맺었다. 긱스는 곧 바로 90~91시즌 1군 무대에 투입돼 펄펄 날았다.
 긱스는 맨유에서만 정규리그 10회, FA컵 4회, 리그컵 2회, 유럽챔피언스 리그 2회 등 18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맨유에서 759경기 출전으로 보비 찰턴이 가지고 있는 맨유 최다출전기록(758경기)을 깨뜨리고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긱스는 세계축구역사상 기록에 남을 명장면의 주인공이다. 99년 4월14일 아스널과의 잉글랜드 FA컵 원정 준결승 재경기 연장 19분에 터트린 결승골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60m를 현란한 단독 드리블로(상대선수 4명 제침) 결승골을 넣었다. 당시 더 타임스는 1개면 전면을 할애해 펜화로 긱스의 골 경로를 스케치해 보도하기까지 했다. 축구인들은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 후반 9분에 넣은 두 번째 골과 함께 긱스의 이 골을 ‘최고의 골’로 친다. 마라도나는 당시 하프라인 부근(약 50m)에서 볼을 잡아 골키퍼까지 6명을 제치고 골을 넣었다.   
 
폴 스콜스(34)는 17살이었던 1991년 7월8일 맨유와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4시즌 뒤인 94~95시즌에 1군에 데뷔했다. 당시엔 힘과 경험 모두 뛰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퍼거슨은 주저 없이 그를 뽑았다.

“투지가 좋았다. 고질병인 천식만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 팀에 밝은 미래를 가져다주리라고 확신했다. 그는 대담한 선수다. 소란스런 경기장에 가만히 들어가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조용히 누비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일을 내는 스타일이다.”

퍼거슨이 옳았다. 지난 4월30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스콜스는 퍼거슨의 믿음을 그대로 증명했다. 스콜스는 전반 14분 바르셀로나의 지안루카 참브로타가 걷어낸 볼을 아크 왼편 바깥쪽에서 차단한 뒤 주저 없이 오른발 중거리포를 날렸고, 빨랫줄처럼 뻗어간 볼은 그대로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꽂혔다. 맨유는 이 골로 1-0승리를 거둬 결승에 올랐다.

맨유의 영원한 주장 로이 킨(37·선더랜드 감독)은 불같은 투지와 체력을 높이 샀다. 퍼거슨은 93년 7월에 노팅험 포레스트에서 당시 22살이었던 그를 영입했다. 킨을 영입한 맨유는 93~94시즌에서 곧바로 리그우승과 FA컵을 차지했다.

“로이 킨은 페널티지역과 우리 편 페널티 지역을 계속 오갈 정도로 체력이 좋은 선수다.  그는 강한 용맹심을 가진 젊은 아일랜드선수였다.”

요즘엔 단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가 최고 걸작품이다. 퍼거슨은 2003년 8월 당시 18세의 호날두(스포르팅 리스본)를 포르투갈에서 영입했다. 바로 ‘잉글랜드 축구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데이비드 베컴이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 번 이적료를 이용해 10대 선수로는 가장 비싼 몸값(1224만 파운드·약 250억 원)을 지불했다. 리버풀이 호날두에 먼저 접촉을 했지만 “세계 톱클래스로서는 기량이 부족하다”며 영입을 포기했다가 지금은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요즘 호날두의 몸값은 2천억원을 호가한다.


윙 포워드로 득점왕 오른 호날두의 천재성
호날두는 포르투갈 시골출신. 형은 마약중독자였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2005년 사망)였다. 4남매 중 막내로 17세 때 프로팀에 입단했지만, 거기에서 번 돈은 대부분 형과 아버지 치료비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영화배우 로날드 레이건(미국 전 대통령)을 너무 좋아해 막내아들 이름도 호날두(Ronald)라고 지었다. 

퍼거슨은 호날두에게 등번호 7번을 주며 그의 천재성 살리기에 나섰다. 맨유에서 7번은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이 달았던 황금 줄기세포들의 번호. 호날두는 “퍼거슨 감독이 7번을 줬을 때, 나는 그 번호에 맞게 사는 수밖에 없었다.”라며 감격해 했다.

하지만 호날두가 맨유에서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03~04시즌 리그 29경기 4골, 04~05시즌 33경기 5골, 05~06시즌 34경기 9골에 그쳤다. 영국언론들은 퍼거슨이 헛돈만 썼다고 비아냥대기 시작했다. 그래도 퍼거슨은 “호날두는 반드시 세계최고가 될 것”이라며 줄기차게 경기에 내보냈다.

역시 호날두는 퍼거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06~07시즌 34경기 17골을 넣으며 불을 지피기 시작하더니,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와 FA컵까지 합하면 45경기에서 42골을 몰아넣었다.

호날두의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 포워드다. 측면을 돌파해 중앙 스트라이커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득점을 이끌어내는 게 그의 임무. 하지만 그는 그 포지션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상대 수비수들이 ‘호날두가 조롱하듯 볼을 다룬다’며 불평하는 현란한 드리블, 무회전 대포알 프리킥 슈팅, 발뒤꿈치로 불쑥불쑥 패스와 슛까지 해대는 라보나 킥, 방향을 순식간에 90도로 바꾸는 발목 꺾기, 지단보다 더 자연스러운 마르세이유 룰렛, 헛다리짚기…. 오늘날 호날두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겨우 스물셋에 불과하다.

포르투갈 대표팀 선배인 루이스 피구는 “호날두는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호날두가 나의 계승자라고? 하하, 아니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그동안 내가 왜 피눈물 나게 연습을 했겠는가? 호날두는 빠르고, 지능적이고, 강하고, 기술적으로 흠이 없다. 그는 완벽한 선수다”라고 말한다.  


‘신형엔진’ 박지성을 꿰뚫어 본 퍼거슨
퍼거슨은 왜 박지성을 영입했을까? 그것은 위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박지성으로부터 무한한 미래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로이 킨 보다 더 많이 뛴다. 폴 스콜스보다 더 투지가 좋다. 퍼거슨의 권위에 절대 순종한다. 말썽 부리는 것도 전혀 없다.

비록 호날두만큼 기술은 좋지 않지만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경기장을 헤집고 다닌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박지성 같은 선수가 절대 필요하다. 스타들이 많은 팀엔 박지성 같은 희생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가 있어야 한다. 박지성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없으면 그의 빈자리가 금세 느껴진다. 경기가 빡빡하고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물론 박지성은 다른 아시아선수들이 그렇듯 기술에서 아직도 동료들보다 떨어진다. 퍼스트 볼터치도 불안하다. 하지만 순간순간 번쩍이는 움직임이 빛난다.

박지성은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데 능숙하다. 호날두가 좌우로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것도 박지성 덕분이다. 박지성이 호날두가 비운 공간을 잘 메워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공격에만 전담할 수 있다. 박지성은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 창조적이다. 상대 수비가 꼭 있어야 할 지점에 한발 앞서 지키고 있다가 동료의 앞길을 터준다. 박지성의 움직임은 주로 좌우 횡쪽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다가 공간이 생기면 득달같이 골문을 향해 달려든다.

어느 땐 최종 수비수로 변신해 위험한 볼을 걷어내기도 한다.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서 맨유로 떠났을 때 아인트호벤 동료들은 “박지성 1명이 떠났지만 실제는 1.5명이 떠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오죽하면 프랑스의 TV 한 해설자는 “빠흐크(박지성)는 분명 하나밖에 없는데, 마치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진에 빠흐크가 1명씩 있는 것 같다(챔피언스리그 아인트호벤-리옹전)”라고 했을까. 퍼거슨은 말한다.


"빠흐크(박지성) 움직임은 환상적이었다"
“라이언 긱스의 나이(35)를 생각해봐야 한다. 긱스는 지난 18년간 왼쪽 측면에서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 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렇게 오래 그 역할을 해낸 선수도 없었다. 긱스가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어떤 팀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긱스는 갈수록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드리블과 패스의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박지성을 영입한 것은 측면에서 놀라운 에너지와 스피드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훌륭한 양발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곧 팀의 돌파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박지성은 스피드와 돌파력이 뛰어나지만 특히 에너지는 환상적이다.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 있을 때 AC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그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 있을 때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왼쪽 측면에서 뛸 때와 중앙으로 들어왔을 때였다. 그래서 나는 박지성을 그 자리에 놓고 시작하면서 어떻게 발전하는지 볼 것이다. 히딩크감독이 나에게 ‘박지성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난 여러 가지 선택권을 갖고 있다. 박지성이 가진 넘치는 에너지와 폭발적인 스피드는 팀 전체 플레이 속도와 경기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난 아인트호벤에 괜찮은 선수가 입단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수십 차례나 박지성의 경기를 보며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박지성의 움직임은 환상적(fantastic movement)이었고 집중력도 돋보였다. 더구나 박지성은 젊고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기존 선수들과는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펼친다. 앞으로 2-3년 후 경험만 좀 더 쌓인다면 매우 훌륭한 선수가 돼 있을 것이다.”

박지성은 결코 퍼거슨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의 기량은 하루하루 늘고 있다. 퍼거슨이 말한 3년째인 이번 시즌 박지성의 플레이는 무르익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4월30일 챔피언스리그 4강전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에서 그의 장점을 고루 보여줬다. 박지성은 이 경기에서 팀 내 최고인 12km를 뛰었다.

영국 맨체스터 지역 일간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상식을 넘어선 스태미나를 선보였다. 단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이었다. 전반에는 골을 넣을 뻔했고 루이스 나니가 반드시 성공시켰어야 할 빛나는 크로스를 건네기도 했다"며 팀 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줬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 티에리 앙리 등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공격에서도 2차례나 공격 포인트를 올릴 뻔 했다. 박지성은 전반 20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40분에는 왼쪽 측면 돌파 후 정확한 크로스로 나니의 위협적인 헤딩슛을 이끌어냈다.


역대 최강의 미드필더진, 지금이 맨유 사상 최고팀
 잉글랜드 축구 칼럼니스트 랍 휴스는 말한다.
 
“박지성이 오기 전 맨유는 미드필더진에서 특유의 역동성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로이 킨은 젊음의 파워가 사라진 노쇠한 주장일 뿐이었다. 그라운드의 리더로서 역할은 할 수 있지만 34세의 나이에서 오는 체력 저하와 부상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서른하나의 폴 스콜스도 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은 살아있지만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서른둘의 라이언 긱스도 이젠 효력이 다 떨어진 건전지처럼 흐느적거렸다. 퍼거슨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박지성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지능적인 위치선정, 게다가 골 결정력, 아인트호벤과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세계 최고 수비수들이 즐비한 밀란의 수비라인을 휘젓는 그의 플레이에 퍼거슨 감독은 매료됐다. 박지성은 녹초가 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뛴다. 미드필드에서 공격라인까지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하며 내닫는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볼과 경기 그리고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뜨거운 열정이 몸속에서 불타고 있다.” 

퍼거슨은 2008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5월초 자신 있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재의 맨유 팀 미드필더진이 98~99시즌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뤘던 맨유 팀보다 더욱 강하다. 한마디로 지금 이끌고 있는 팀이 맨유 사상 최고의 팀이다.”  

한마디로 트레블 당시 데이비드 베컴-로이 킨-폴 스콜스-라이언 긱스의 허리진보다 지금의 호날두-스콜스-캐릭-안데르손(박지성-긱스-나니)의 미드필더진이 더 낫다는 것이다. 맨유는 허리가 전통적으로 최강팀이다. 그만큼 공격적이다. 골잡이 드와이트 요크와 앤디 콜이 이끌던 트레블 팀 시즌 골은 모두 101골이었지만, 올 시즌 맨유 골은 총 108골(정규리그 88골에 22골 실점)이나 된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와 카를로스 테베스도 무섭지만 윙 포워드 호날두의 골이 더 많다. 어디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 게다가 트레블 팀의 데니스 어윈-야프 스탐-게리 네빌-로니 욘센이 이끌던 수비진도 막강했지만 현재 웨스 브라운-리오 퍼디낸드-네마냐 비디치-파트리스 에브라가 이끄는 방어벽도 그에 못지않게 탄탄하다. 

2편보기

    코메디닷컴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