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암-에이즈 예방-치료 방향 제시”

노벨상 의의…“성 관련 질환 심각성 고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과학자의 연구 주제인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고,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벨상 위원회가 성 관련 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HPV 백신 발견으로 암 예방

HPV는 유방암에 이어 여성에게 두 번째로 흔하게 나타나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1000여 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자궁경부암의 70~90%는 HPV가 원인이다. 이는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보다 더

밀접하다. HPV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HPV는 200여 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유형은 15가지다. 이 중 HPV 16과 18이 자궁경부암의 70%을

일으킨다. 

성접촉이 한 번 이라도 있는 여성의 80%가 한 번쯤 HPV에 걸릴 수 있다. 즉, 금욕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궁경부암의 바이러스에 노출된다는 얘기다.

직접적인 성교를 하지 않더라도 생식기의 접촉으로도 감염이 된다. 콘돔으로는 자궁경부암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없다.

자궁경부암의 위험은 수직감염에 있다.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는 산모가 낳은 아이는

자궁경부암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권고안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거나 만 20세 이상인 모든 여성은 매년 1차례씩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추르 하우젠 박사는 46년째 암과 바이러스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1970년대 후반

성교를 통해 전염돼 자궁 안에 기생하는 HPV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영탁 교수는 “추르 하우젠 교수는 2006년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을 개발한 주역”이라며 “이는 암도 천연두와 같이 백신으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태중 교수는 “HPV는 여성 생식기, 남성

생식기, 입 안과 다른 암 조직에서도 발견된다”며 “추르 하우젠 교수가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의 길을 열어 놓음으로써, 수술을 줄일 수 있고 치료를 쉽게 해 자궁경부암에

대한 전세계적인 짐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생물학자 “HIV가 좋은 소식 안겨줄 것” 예견

HIV에 대한 연구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바레 시누시, 뤽 몽타니에

박사는 그 동안 노벨 생리의학상의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과 조영걸 교수는 "지난 5월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개최한 `에이즈 바이러스 분리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 두 석학을 만나 노벨

생리의학상에 관한 좋은 소식이 있을 때가 되지 않았냐고 덕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누시 박사는 올해 4월 한국 백신연구소를 다녀가기도 했다.

조 교수는 "두 연구자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분리하기 전까지만 해도 1981년

미국의 동성연애자들에게 갑자기 출몰한 카포시육종과 폐렴의 발생을 두고 의과학자들이

연구에 골몰하고 있었다"면서 "에이즈 바이러스를 분리하고 난 후 이 분야의

진단과 치료 분야가 급격한 발전을 이룬 게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평가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에이즈의 잠복기는 10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의학 수준으로도

10년 이상 조절하면서 생명에 큰 지장 없이 살 수 있다"면서 "요즘 들어

마치 성인병과 같이 에이즈의 관리와 조절이 가능하게 된 것은 이 두 연구자의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정두련 교수는 “AIDS는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주요 감염질환으로 면역체계가 파괴되어 가는 병”이라며 “이러한 바이러스를

규명해 냄으로써 이후 AIDS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기에 이들의 수상은 인류의

바이러스 정복을 위한 큰 업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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