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

매주

잊지 않고 이 칼럼을 읽어주시는 지인 한 분이 며칠 전 따뜻한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울적함이 좀 오래가는 것 같다며 혹 주변에 아픈 사람을 위로하다가 같이 가라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옆에 있는 사람들을 뒤돌아보게 하는 (주책에 가까운) 내 까르륵거림은

여전한지 물어보신 후 요절복통할 만한 유머 한 자락을 함께 보내주셨다. 한바탕

혼자서 웃고 났더니 거짓말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다.

예민하신 그분의 지적대로 사실 올해는 조금씩 마음이 가라앉을 구실이 꽤 여럿

있는지라, 글을 쓸 때도 그 감상이 배어 있었던 모양이다. 생사를 다투는 싸움을

하고 있는 몇몇 가까운 지인들의 막막한 마음가짐을 어림하게 되면서도, 이런 저런

건강과 관련된 조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내키는 일이 아니어서 주저하는

모양새를 들킨 셈이다.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시는 그분의 이메일을 받고는

이 세상이 아직은 살 만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사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누군가의 마음을 잠깐이나마 따뜻하게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별로 돈 쓸 일이 없을 것 같은 집안 어른들에게 용돈을 드리는

일도, 어차피 며칠 후면 시들어버리고 마는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일도

잠시 스쳐가는 것들이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기에 더불어 사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낙마사고로 인한 전신마비로 고생하다 타계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의 마지막

인터뷰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그의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내 몸은 모두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지만, 내 정신은 한 번도 마비된 적이 없다.

하지만 전신이 멀쩡한 사람들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력증으로 마비되어

있는가,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깨를 흔들며 외쳐주고 싶다. Come on! Live!”

주변에 내가 잡아주면 좋을 외로운 손들이 있는지, 혹 내가 불을 밝히면 위로

받을 수 있는 어두운 마음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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