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주스’와 유방암

이제

막 임신을 해서 자랑스러운 웃음을 보여주는 예쁜 후배를 만났을 때도, 뽀얀 젖먹이를

안고 다니는 젊은 여인네들을 보게 될 때도 느끼는 점이지만 그네들에게선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여신들처럼 사뭇 신선한 생명의 주스가 흐르는 것 같다.

이런 시적 사고가 아니라 조금 건조한 과학적 사고로 그 신선한 ‘생명의 주스’를

생각하자면, 젊은 여성의 신선한 생동감의 원천은 모름지기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아닌가 싶다.

근 십여 년간 이 여성호르몬은 갱년기가 지난 여인네들의 폐경기증상, 이를테면

우울증이라거나 골다공증이라거나 얼굴이 화끈거리는 불편한 문제들을 완화하는 데

현격한 공헌을 했다. 불로장생을 꿈꾸며 늙고 싶지 않았던 왕비님들이 요즘 사람들이라면

서슴지 않고 이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았을 것이 뻔하다.

그런데, 사람 사는 이치라는 게 평생 늙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모양이어서 이 기적의

샘물을 계속 쓰는 데는 꽤 심각한 대가를 치러야 함이 최근 밝혀졌다. 아마 몇 년

전쯤에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여성호르몬 대체연구를 갑자기 중단한 일을 기억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여성호르몬 대체요법과 유방암 발병률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나타났는데, 이로 인해 미국에서만도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50%

정도 감소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 동향에서도 2003년 이후에 유방암

발병률이 무려 십여 퍼센트나 줄었는데, 그 가장 중요한 이유로 호르몬 대체요법의

감소를 꼽고 있다. 이는 호르몬 대체요법과 유방암과의 강한 인과관계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자료이므로 우리나라 여성들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인이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그 중에 혹 여성호르몬은 안 들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만약 호르몬 대체요법을 쓰고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기간을 정해 놓고 쓰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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