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뜨린 주사기 사용” Vs “X레이에도 일회용 덮개”

병원감염, 한-미 차이 7가지

인천지방법원은

지난주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받던 환자가 세균 감염에 따라 쇼크로 사망하자 의사로

하여금 유족에게 1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의료인은 병원감염에 대해 무감각하기만 하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와

송파구 등의 병의원을 돌아보며 실상을 짚어봤더니 의료인이 병원 감염에 대해 기본적인

의식조차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동대문구 A병원 응급실.
간호사가 떨어뜨린 주사기를 주워 닦지도 않고

환자 처치에 쓰려 했다. 환자가 새 것으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깨끗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당연한 요구를 ‘까다로운 사람’의 불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다른

간호사는 주사를 놓다가 책상의 주사기가 바닥에 떨어지자 맨손으로 그것을 집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찜찜하게도 손을 쓰레기통 안에 깊숙이 밀어 넣었는데 다른 종이류나

비닐 링거 케이스가 안에 쌓여 있는 것을 겸사겸사 밀어 넣기 위해서다. 그런 후에

그 손으로 다시 환자에게 처치했다.

실수로 떨어뜨린 주사기며 가제 뭉치, 시커먼 반창고를 다시 담아 쓰는 것도 예사였다.

다른 병원도 이점은 마찬가지였다.

인근 B대학병원의 건강검진센터.
간호사가 주사를 놓기 전 알코올 솜을 한번

환자에게 닦은 뒤 그대로 책상에 놓았다가 그것으로 환자의 팔을 닦았다. 책상 위의

오염원이 환자 팔에 붙어 주사기로 찌를 때 감염을 유발할 수 있지만 간호사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2000년 미국 여행 중 장염으로 병원을 이용했던 그곳 병원과 비교하면 아직 한국

병의원은 원내 감염 문제에는 초보라고 할 수 있다. 병원 내 감염과 관련해서 미국

병원과 한국 병원은 무엇이 다를까? 눈에 띄는 7가지를 짚어봤다.

①X레이를 찍을 때

=미국에선 환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회용 종이옷을 입는다. 모자, 가운이 모두

일회용이며 심지어 구두를 벗고 일회용 종이 신발을 신는다. X레이 앞에는 일회용

종이가 부착돼 있으며 누워서 찍을 때에도 일회용 종이가 펼쳐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비록 소독이 되긴 하지만 남이 입던 가운을 입어야 하며, X레이

기계에 종이를 덧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②검사 때

=미국에서는 귀로 재는 체온계도 일회용 플라스틱이 씌워져 있어 한 사람 체온을

잰 후에 버리고 다시 갈아 끼운다. 혈액 검사를 할 때에도 미국의 간호사들은 고글

같은 연구용 안경을 끼고 있고 일회용 수술용 장갑을 끼고 있으며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③병실에서의 처치

=C병원에서는 의료인이 일회용 장갑을 낀 뒤 병실 문을 닫고 ‘요도 카테터’를

끼웠다. 요도 카테터는 소변의 배출이나 방광 세정, 방광 내 약 주입을 위해 쓰이는

관. 이 의료인에게는 요도를 통해 세균이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당장 환자의 항의를 받을만한 일이다.

④다인용 병실에서

=미국에서는 다인용 병실에서 세균에 감염된 사람이 있으면 당장 격리 조치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다인용 환자가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

구균)에 감염돼도 격리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결핵환자는 격리하게

되어 있지만 대학병원에서조차도 격리실이나 무균실 운영의 경제적 이유를 들어 격리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⑤화장실에서

=선진국에서는 병원의 화장실 관리가 엄격하다. 그러나 한국은 화장실이 병원

감염의 사각지대. 국내 최고 병원이라고 자랑하는 C병원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를

물기 가득한 바닥에 그대로 세워 놓았으며 청소원들은 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운 손으로

휴지를 갈아 끼우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화장실 구조도 문제다. 병원들은 휠체어가 지나가는 통로 위주로 화장실을 설계해서

칸을 작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수액 병을 걸어둘 고리조차도 없는 곳이 있다. 이로

인해 환자가 앉을 때 공간이 부족해 환자복이 제대로 청소도 안 된 변기에 닿으며

이로 인해 감염에 취약해진다. 많은 병원의 화장실 변기에 백화점에도 있는 일회용

의자 비닐도 씌워져 있지 않다.

샤워 실에도 옷을 걸어 둘 걸쇠가 없어 의자 위나 욕조 위, 창가 등에 옷을 걸쳐

놓았다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곤 한다.

⑥실내 청소

=미국에서는 걸레의 종류를 손걸레와 대걸레로 구분시키고 다른 곳에서 빤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바닥이나 좌변기를 닦는 걸레와 의자 위를 닦는 걸레는 다르지만

같은 세면기에서 빤다. 결과적으로 걸레가 오염된 채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앉는

의자를 닦을 가능성이 커진다.

⑦시트와 환자복

=요즘 일부 병원에서는 개선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 많은 병원에서 노란 색이나

까만 얼룩이 배여 불결한 시트를 사용하고 있다. 베개도 커버를 벗겨내 바닥에 놓았다가

다시 새 커버를 씌워 침대 위에 올려놓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 환자들은

링거를 맞고 있어 손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는 끈을 묶는 형식의

환자복을 입도록 강요당한다.

이런 실정들이 쌓여 우리나라는 병원 내 감염지수로 거론되는 MRSA 내성률이 73.1%로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것이다. 특히 국내 중환자실은 91%에 이른다. 병원에 병을

고치러 갔다가 병을 얻어 나오는 일이 다반사인 것은 병원 감염 때문이다.

병원들은 우리나라의 왜곡된 의료시스템이 감염문제에 신경을 쓸래야 쓸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보험에서 감염 예방에 쓰이는 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보건당국은 병원감염에 신경 쓰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줄이는 길이므로

이 부분에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인의 의식 개선과 철저한 교육 등으로

당장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 누구도 병을 얻으러 병원에 가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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