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 빠른 독감…누구나 백신 맞아야 한다고?

건강한 사람은 접종 필요 없어

독감의 계절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 질병관리본부는 9월 중순 호흡기 증상으로

부산의 병원을 찾은 4살 여자 어린이가 올 가을 첫 독감 환자로 확인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작년에는 11월 1일에 첫 독감 환자가 나타났지만 올해는 그보다 5주 이상

빠르게 환자가 확인된 것.

일반 감기와 달리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고열과 두통을 동반하고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에 확인된 바이러스는 A형으로 작년에

유행했던 바이러스 종류이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하다면서 예방접종권장 대상자는

12월까지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을 것을 권고했다.

독감예방 주사는 누구나 맞아야 할까?

독감 예방은 ‘건강한 사람의 효과’ 때문이지 백신 효과 때문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미국 호흡기 및 응급치료 의학지(The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9월호에 발표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앨버타 공중보건대 딘 유리치 박사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독감백신을 접종하면 사망률이 감소하는지 분석해 봤더니 통계학적으로

별 의미가 없었다고 밝혔다. 건강한 사람은 담배, 술 등을 멀리하고 꾸준한 운동과

더불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때문에 매년 독감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것.

을지대학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건강한 사람도 술을 많이 먹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독감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예방주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휴식과 운동”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2004년 ‘사망률 및 치사율 주간 보고서(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들의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률이

65세 미만인 사람보다 약 6배가 높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 관계자는 “건강한 사람은 독감 백신을 맞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지만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항상 건강할 수 없기 때문에

힘든 만큼 독감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면 독감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일반론이고 이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일정성을 띠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 특수한

연구 결과 하나로 독감백신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단정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에서 만성질환자들의 독감백신 예방

접종률을 조사한 결과 40% 정도로 나와 65세 이상 노인들보다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당뇨병 환자들은 밖에만 다녀와도 발을 씻으라고 할 정도로 한

번 질병에 감염되면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독감백신접종률이 낮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들에게는 오히려 독감백신을 맞으라고 홍보를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호흡기내과 김상헌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갑자기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는 독감에 걸려도 합병증이 잘 생기지 않지만 기관지 천식 등 만성질환이

있어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독감으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들과 자주

접촉하는 사람 그리고 독감 유행지역으로 해외여행하려는 사람 등 역시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예방접종의 실시기준 및 방법’을 보면 △65세 이상의

노인 △50~64세 성인 △만성 심폐질환자 △집단시설수용자 △만성질환자(당뇨병,

만성신부전 등) △의료인과 환자 가족 △임산부 △생후 6~23개월 영유아는 인플루엔자

백신 우선접종 권장대상자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65세 이상 노인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고 50~64세 성인은 유료와 무료대상자가 섞여 있어 구분해

둔 것이라고 밝혔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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