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아이, 천식-아토피 고생은 해열제 탓?

타이레놀 판매와 맞물려 50년 동안 증가

지구촌에서

지난 50년 동안 천식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수 십 년 동안 의학계에서 수수께끼였지만,

특정 성분의 해열제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20일 영국 BBC뉴스와 인디펜던트지 등은 “31개국 연구진이 어린이

20여 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생후 1년 내에 타이레놀을 비롯한 파라세타몰

성분의 해열제를 복용하면 7세 때까지 천식에 걸릴 위험이 46%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연구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아기는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 학술지 ‘란싯’ 최신호에 발표됐다.

또 ‘지구촌 알레르기 천식 네트워크’ 연구진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매주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이 약을 복용하지 않는 아이에 비해 천식 위험이

3배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는 ‘유럽 호흡기학회지’에 발표됐다.

타이레놀은 1950년대부터 세계 각국에서 폭발적으로 팔려와 해열제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이전에는 아스피린이 어린이 해열제의 ‘대표선수’였지만

이 약을 복용하면 뇌의 압력이 올라가고 간과 신장에 지방이 쌓여 치명적 상태로

가는 ‘라이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대체 선수’로 타이레놀이 급부상했다.

지금까지 지난 반세기 동안 천식의 급증에 대해 과학자들은 ‘위생설’로

설명해왔다.

주변 환경이 지나치게 깨끗해지면서 인체의 면역시스템이 병균에

덜 노출된 탓에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이론은 선진국 뿐 아니라 아직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후진국에서도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했다. 반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아이는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에게서 증가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란싯 연구를 이끈 뉴질랜드 의학연구원의 리처드 비슬리 교수는

“그러나 타이레놀을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은 아니다”면서 “아기의 체온이

38.5도 이상일 때에는 복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레놀 설’에 반론을 펴는 학자도 있다.

영국 왕립이비인후병원의 글레니스 스캐딩 교수는 “논리적으로

약 때문이 아니라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천식의 근본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아마 잇단 바이러스 감염이 실제적인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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