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퇴원 요청해도 의사 거부할 수 있어”

서울서부지법, 16일 판결문 공개…"연명치료 지속해야"

환자가 소위 ‘식물인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라고 판단해 퇴원을 요청해도 의사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판결문이 나왔다.  

지난 6월 10일 서울서부지방법원 305호 민사법정 제21민사부(김건수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안락사’에 대한 첫 공판의 결과가 7월 10일 나왔고, 이에 대한 판결문이

16일 나왔다.  

이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75·여)씨의

자녀 4명이 병원을 상대로 존엄하게 사망할 권리를 위해 인공호흡기를 떼 달라며

무의미한 연명행위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데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지난 9월 1일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 현장검증을 통해 이 같은 판결문을

1발표했다.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을 권리, 이른바 ‘존엄사(尊嚴死)’, ‘소극적

안락사’ 찬반 논란을 가져온 이번 재판은 예상대로 현행 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살인

혹은 살인방조에 무게가 실리면서 세브란스병원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판부는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항생제 투여, 인공영양 공급, 수액 공급 등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환자가 사망하거나 생명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무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없으며 권리가 제한된다고 판시했다.

또 현행법상 연명치료 중단의 허용 여부나 그 요건, 방법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고, 촉탁승낙에 의한 살인 및 자살방조를 처벌하고 있는 형법 등 응급의료종사자에게

응급의료라는 공법상의 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에 이 같은 판결문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문을 통해 "생명을 단축시키는 치료중단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수 있다 해도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측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8-09-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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