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 나면 먼 곳 보라”…한가위 상황별 건강법

화상 입었을 땐 찬 물에 30분 담그는 게 우선

추석 연휴기간에 아프거나 다치면 모처럼 모인 가족 친척에게

걱정을 끼치고 분위기를 떨어뜨리기 십상. 그렇다고 아픈데도 제때 대응하지 않으면

골병이 들 수도 있다. 명절 때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응급처치법과 응급지원

전화번호를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다음은 상황별 대처법.

▽멀미를 줄이려면

멀미약은 예방약이므로 먹는 약은 출발하기 1시간 전, 붙이는

약은 4시간 전에 써야 효과가 있다.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와 평형감각기관과의

정보 차이가 크면 멀미가 생긴다. 가로수나 도로 경계석처럼 빨리 지나가는 물체

보다는 먼 산이나 구름이 시신경을 덜 자극하므로,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멀미를

줄이는 방법이다.

한방에서는 멀미를 예방하거나 누그러뜨리기 위해 소화를 돕고

구토를 가라앉히는 기능이 있는 생강을 권한다. 승용차로 출발하기 전에 생강 달인

물을 차갑게 준비해 가는 것도 한 방법. 엄지발가락 발톱 시작점 안쪽 움푹 패인

곳과 두 번째 발가락 같은 자리를 눌러주면 비장과 간을 편안히 해줘 멀미를 가라

앉힌다.

▽기름이나 불에 데었다면

명절 음식을 준비하거나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달궈진 프라이팬이나

기름에 화상을 입는 일이 생긴다. 일단 화상부위에는 절대 어떤 이물질도 접촉해서는

안 된다. 술, 간장, 된장 등으로 응급처치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감염의

위험성만 높인다. 얼음물이나 찬물에 화상부위를 30분 정도 담근 뒤 응급처치로 연고를

바른 후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다. 

불이나 기름에 데이면 물집이 잡힐 수 있는데, 벗기거나 터뜨리면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그대로 두어야 한다.

▽허리를 삐끗했다면

무거운 것을 들다가 갑자기 허리에 통증이 생기곤 한다. 대부분은

근육에 일시적인 무리가 가해진 것으로 20~30분 정도 얼음을 비닐에 담아 수건으로

싸거나 물에 적신 수건을 얼렸다가 냉찜질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디스크 수핵 탈출증이나 골다공증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가급적 쉬다가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대소변 이상, 하지 감각 이상까지 있을 때에는 척추 마디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터졌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가 봐야 한다.

명절에 아무리 바빠도 무거운 것을 안전하게 드는 것도 필요하다.

짐을 배에 최대한 붙이고 일어날 때 허리보다는 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오래 앉아 있다면

명절 음식을 만드는 주부들은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오랜 시간 앉아서 구부린 채 전을 부치거나 송편을 만들면 척추에 무리가 가게

된다. 앉아 있을 때 척추가 부담하는 하중은 서 있을 때의 2~3배.

또 쪼그리고 앉아 일하다 무릎이 삐끗하는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무릎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됐을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 봐야 한다.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고스톱도 오래 하면 목, 어깨,

허리가 뻐근해지기 마련이다. 치는 맛은 떨어지지만 허리를 위해서는 바닥에 판을

까는 것 보다는 상이나 테이블 위에 판을 벌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목이 삐었다면

일가 친척이 모인다는 들뜬 마음에 성묘를 가서 발목을 삐는

사람들이 많다. 발목을 삔다면 골절 부위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켜야 한다. 전문

지식이 없이 성급하게 부목을 대는 것은 오히려 신경을 손상시키고 출혈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좋다. 산은 인적이 드문 곳이니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챙기는 것이 필수다.

▽배탈, 체했다면

체했을 때 엄지손가락 안쪽을 바늘로 따는 것이 체기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통적인 응급 처방인 것이다.

이런 사혈 요법은 당뇨병 등으로 지혈이 잘 안 되는 사람이나 빈혈, 감염성 질환이

있는 사람, 노약자 등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고혈압이 있던 사람이 과식 후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숨이 가빠지면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 손을 따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1339나

129에 전화를 걸어 응급실에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장혈관이 막혔을 때의 통증도

배가 더부룩한 것과 비슷할 경우가 적지 않다.

손을 따는 것이 무섭다면 지압도 효과적이다. 엄지와 집게손가락

사이 움푹 들어간 자리의 합곡혈이나, 무릎 아래 손 네 마디 정도에서 약간 바깥쪽에

위치한 족삼리혈을 눌러주면 된다. 흔히 등을 두드려주거나 쓸어 내리는 것도 등

부위에 있는 소화기능 관련 배수혈(담수, 비수, 위수)들을 자극, 지압하는 의미라

볼 수 있다.

급체 후에는 죽이나 미음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체기가 심한 경우엔 한 두 끼 정도의 식사를 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매실차가 도움이 되며, 꿀이나 설탕을 따뜻한 물에 진하게 타서

마시는 것도 급체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힘든 경우가 아니면, 누워만

있는 것 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기운의 소통에 도움이 된다.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먹었다고 무조건 구토를 시키는 것도

위험하다. 1339나 129에 전화를 걸어 삼킨 성분에 따라 응급처치를 물어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포장이 뜯어져 있거나 의심스러우면 일단 확인할 것.

▽송편 먹다가 목에 걸리면

음식이 목에 걸렸을 때 환자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싸 힘껏 당겨

음식물을 빼 내야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외국 영화의 영향으로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외국에서는 응급 교육을 의무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처치가

가능한 것이다”고 말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허리를 당긴다면 위, 식도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다면 시행해도 되지만, 섣불리

하지 말고 응급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상한 음식을 먹다 탈나면

여름 추석이라 할 정도로 아직까지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육박한다.

자칫하다간 상한 음식 때문에 탈이 날 수 있다. 상한 음식으로 인해 설사를 하는

것은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 기제다. 함부로 지사제를 먹으면 몸 밖으로 빼야

할 독소를 그대로 몸에 담아 두는 꼴이다. 

하루 이틀 설사를 계속 하는 것이 더 좋다. 대신 부족한 전해질은

농도가 낮은 소금물이나 전해질 음료수, 미음 등으로 보충해 줘야 한다. 소아나 노인이

하루 종일 설사를 할 때에는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명절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실온에서 오래 보관하지 않기 △차 안에 음식물 오래 보관하지 않기 △충분히 익혀

먹기 △채소 및 과일은 충분히 씻기 △익힌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따로 분리하기

△손은 비누로 20초 이상 씻기 △의심 가는 음식은 과감히 버리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밤샘 운전으로 낮잠이 필요하다면

이번 추석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예상 시간은 10시간이 넘는다.

어쩔 수 없이 밤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면 낮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수 밖에 없다.

낮잠은 1시간 미만으로 자야 밤에 정상적으로 잘 수 있다.

잠이 부족하다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 보다 평소와 똑같이 일어나서 낮잠을 잠깐

자는 것이 수면 주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수면에 민감한 사람들은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장기간 운전할 때에는 적당한 수면 각성주기를 유지하는

것 보다 잠을 안 자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중간에 피곤하면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

한다. 졸음을 참아가면서 운전하는 것은 웬만한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

(도움말=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 침구과 김창환

교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비만체형클리닉 송미연 교수,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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