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부가 특정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아기 뚱보된다”

탯줄서 HCB 검출된 아기 나중에 비만 확률 ↑

임신부가 특정 농약 성분이 든 과일, 채소를 많이 먹거나 이 성분에 오염된 공기를

많이 들이쉬면 뱃속의 아기가 나중에 비만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은 살이 찌는 이유에 대해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 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 이유만으로 비만인구가 급증하는 것을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 농약 성분을 비롯한 특정 화학물질이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을 입증, ‘비만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각 보건당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의료조사위원회 소속 연구팀은 스페인 제 1의 휴양지 메노르카섬에서

태어난 403명의 아기 탯줄에서 살충제의 한 종류인 헥사클로로벤젠(HCB)이 얼마나

검출되는지와 아기들이 자랐을 때 이 물질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HCB 성분이 많이 검출된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6살쯤 됐을 때 과체중인 비율이 2배 정도 많았다고 밝혔다.

HCB는 한 번 몸에 들어오면 잘 배출되지 않는 강한 잔류성 물질로 곡물의 씨앗을

곰팡이, 벌레로부터 지켜주는 농약이다. 이 물질은 2001년 스톡홀름협약에서 사용금지물질로

지정됐고 국내에서도 이를 지키고 있지만 워낙 잔류성이 강해 여전히 음식이나 주변

환경에서 검출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는 비만을 일으키는 한 가지 화학물질을 알아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연구진은 우리가 흔히 쓰는 화장품, 샴푸, 플라스틱 젖병 등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우리 주변에서 모르는 사이에 몸에 쌓이고 있고 그 결과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비만과 같은 문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환경학자 피트 마이어 박사는 “이전 연구결과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첨가제 ‘프탈라테스(phthalates)’가 성인비만과 관계있다는

것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태아 때부터 화학물질이 비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소아과기록지(Acta Paediatrica)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지 등에서 7일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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