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으면 촉각 발달” 잠재된 뇌 보상활동 때문

美연구진 “앞 못보게 되면 사물 감지할 ‘새로운 시각’ 깨워”

시각장애인은 정상시력을 가진 사람들보다 촉각이나 청각이 훨씬 발달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종전에 나온 일이 있다. 이번에는 그 이유를 규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장이자 하버드의대 신경학과 교수인

앨바로 패스큐얼-리온 박사팀은 앞이 보이지 않게 되면 잃은 시력을 대신하기 위해

뇌 보상이 일어나 다른 감각을 빠르고 순응력 있게 발달시키는 것으로 규명됐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갑자기 시력을 모두 잃은 사람에게서 뇌의 시각피질(visual cortex)에서

활발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어 “시각을 잃으면 눈으로 보는 시각 대신 사물을 감지할 수 있는

뇌의 ‘새로운 시각’, 즉 시각피질이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더욱이 변화가

나타나 바뀐 신체의 반응에 대해 스스로 재편성하는 뇌의 기능은 그동안 인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시각 손상되면 뇌보상 일어나 다른 감각 활발해져

연구진은 47명의 연구 대상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5일 동안 관찰했다. 한 그룹은

완전히 앞을 못 보는 상태로 활동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테스트 때만 앞을 가리게

하고 나머지 시간 때는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대상자들은 실험 기간 동안, 점자(點字) 전문가에게 하루 4~6시간 동안 집중적인

점자 교육을 받았다. 연구 시작부터 마무리 시점까지 대상자들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연속 촬영했다.

이후 점자 읽기 테스트를 한 결과, 5일 동안 완전히 앞을 못 보게 한 그룹이 앞을

볼 수 있게 한 그룹보다 점자 배우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5일

동안 완전히 앞을 못 보게 한 사람들의 뇌의 영상을 판독한 결과, 촬영 처음 상태에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뇌의 시각피질 활동이 점자를 만질 때 촉각에 반응해 극도로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로써 성인일 때 시각을 잃었어도 뇌의 시각 시스템이 완전히 시각을

잃은 데 대한 보상으로 촉각의 발달을 빠르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뇌의 잠재된 감각기능 재편성 능력 놀라울 따름”

연구진은 “새로운 신경세포들이 연결돼 다른 감각이 발달됐다기보다는 시각이

온전했을 때에는 시각피질이 베일에 가려진 채 존재하고 있다가 시각을 잃게 되면

그 기능이 활성화돼 다른 감각의 발달이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롯피 메라벳 박사는 “정확히 말하면, 연구에서 보듯 앞을 못 보게

하는 상태에서 잠재돼 있던 뇌의 보상 활동이 시각 대신 다른 감각이 활발해지도록

깨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스큐얼-리온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 뇌의 잠재능력이 얼마나 빠르고

역동적인지 알 수 있다”며 “잃어버린 신체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감각들을

스스로 재편성하는 뇌의 기능에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러한 원리들이 뇌를 다쳐 나타나는 청력손실 등 다른 감각을 잃었을 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즉 청각장애인은 청력이 손실돼도 이러한 원리에

의해 청각이 아닌 다른 감각이 더 발달할 수 있다는 것.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 (PLOS One)’

27일자에 발표됐으며, 미국 의학논문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해외논문 보도자료

소개사이트 뉴스와이즈 등이 26일 소개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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