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후유증? 허탈감 벗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큰 행사 뒤 텅빈 기분 자연스런 현상… 마음 새롭게 할 기회될 수도

제 29회 베이징 올림픽은 17일 동안 우리에게 기쁨과 환희, 감격을 안겨줬다.

올림픽이 끝난 지 3일째. 상당히 오래 지난 듯한 느낌이지만 아직까지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이제 무슨 낙으로 사나’ 하는 생각에 한숨 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직장인 이은철(30) 씨는 박수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기도 하고 TV를 틀면

올림픽 경기가 나올 것 같아 퇴근 후 이리저리 TV 채널만 돌려댄다. 최윤희(26) 씨도

올림픽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업무 시간에도 상사의 눈치를 보며 인터넷으로

올림픽 관련 뉴스,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검색한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큰 이벤트가

끝나고 찾아오는 허탈감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기분 좋게 술 먹은 다음

날 찾아오는 의기소침과 같다는 것이다.

기쁨이나 흥분, 쾌락을 경험하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올림픽 기간 중에 늘어났던 도파민 분비가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우울감이나 허탈감이 찾아 올 수 있다.

기쁨 안겨준 도파민 분비 줄면 일시적 우울감

하 교수는 “올림픽 후유증은 연주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마친 후, 혹은

연극배우가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끝내고 텅 빈 무대를 볼 때의 공허감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강도형 교수는 “경기를 보면서 마치 선수가 된 것처럼

같이 역경을 극복하거나, 마치 본인이 직접 경기를 하고 있다고 선수들과 동일시했기

때문에 그런 대상이 없어졌을 때 공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올림픽

후 여러 TV뉴스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선수들을 섭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쉬움과

허탈감을 느끼는 시청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려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올림픽에 빠졌던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팍팍한 현실에서 한발 벗어나 잠시나마

현실로부터 도피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이유이다. 강 교수는 올림픽을 ‘몸에 유익한

흥분제’라고 말했다.

훈련 이겨낸 선수 ‘최고의 순간’은 삶의 자극제

올림픽에서 느꼈던 감정을 일상생활에 적용시키면 삶을 더 활기차게 지탱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우리가 본 것은 보름 남짓한 올림픽이었지만, 선수들은 그 한

순간을 위해 4년을 준비한 사람들”이라며 “선수들의 훈련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후 환하게 웃는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도 60kg급의 최민호가 다섯 게임 연속 한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박태환이

아시아인 최초로 수영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박성현이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마지막에 10점을 쐈을 때, 장미란이 세계 신기록을 세웠을 때,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여자 핸드볼팀이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그리고

야구 대표팀이 9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로 쿠바를 꺾었을 때…

그들의 생애 최고의 순간을 함께 즐겼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피땀 흘린 선수들의

훈련과정을 떠올리며 마음을 새롭게 한다면, 올림픽 후유증에서 벗어나 ‘나’의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역경과 유혹을 이겨내면 반드시 꿈을 이루고 만다는 평범한 진리를 선수들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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