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대처도 치매…치료법 어디까지 왔나?

다양한 치료제 봇물…조기 발견이 중요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영국의 경제부흥을 이끌었던 마거릿 대처(82) 전 영국

총리가 치매로 투병 중인 사실이 딸 캐럴을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의 일요일판인 메일 온 선데이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대처 전 총리는 2000년 기억력 장애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2002년 경미한 뇌중풍을

몇 차례 겪었다. 그는 남편이 사망한 사실을 잊은 채 계속 묻는가 하면 말이 끝날

때 쯤 벌써 어떤 문장으로 말을 시작했는지 잊어버리곤 하는 등 증세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퇴임 5년 후인 1994년 알츠하이머형 치매 진단을

받고 10년 동안 투병하다 2004년 93세의 나이로 숨졌다.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도 말년에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고통 받다 82세이던 1998년 숨졌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외신 보도만으로 대처 전 총리가 알츠하이머형

치매인지 혈관성 치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요한 기억들을 잊어버리고 일상 생활에

장애를 겪는다는 기사 내용으로 미루어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치매의 종류에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뇌혈관성 치매,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헌팅턴병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중에서도 뇌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전체의 80∼90%를 차지한다.

김희진 교수는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도가

낮지만 다른 사람들은 발병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치매는 가족이나

주변사람 누구나에게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다”고 말했다.

최근 치매의 치료법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뇌세포가 죽어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부족해지는 것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중의 하나이므로 아세트콜린

분해를 촉진하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아세틸콜린 에스테리아제 억제제를 사용해

아세틸콜린 분해를 막는 방법이 있다. 이 약은 병의 진행이 상당히 느려지고 일부

손상된 인지기능이 좋아지는 등의 효과가 뚜렷해 널리 사용된다. 세계적으로 인정된

약으로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 있다.

또 칼슘이 뇌 세포 안으로 들어와 뇌 세포를 죽이는 것도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유발하므로 뇌 세포 속으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돕는 NMDA 수용체의 활성을 막는

약물도 있다.

치매 환자의 공격적인 행동에는 항정신성 약물,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이 효과적이다.

혈관성 치매는 항혈소판 응집제나 항응고제를 사용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예방

또는 호전시킬 수 있다.

혈관성 치매는 당뇨병, 심장병 등의 심혈관 질환이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박기정 교수는 “뇌중풍을 겪은 환자의 절반 정도가 치매가

발병하므로 뇌중풍 위험이 많은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뇌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흡연과 음주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당뇨병과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같이 올 때는 당뇨병 약을 복용하면 치매

상태를 완화시킬 수 있다. 자연성분으로는 할미꽃 추출물, 당귀 추출물의 효과가

입증돼 임상시험을 마치고 곧 치료제로 출시될 예정이다.

약물 치료 외에는 기억재활훈련 등 인지재활치료가 있으며 이를 위한 치매센터가

전국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박기정 교수는 “독서나 일기 쓰기 등 능동적인 두뇌활동을 하는 것과 뇌세포의

주성분인 레시틴이 풍부한 호두, 잣 등을 조금씩 먹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치매 환자는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전문가의 진단에 의한 조기 치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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