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기 건강하게 관전하는 5가지 방법

수면주기 지키고… TV시청때 과잉흥분 흡연 음주 야식 자제

베이징 올림픽이 8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총 17일간의 경기 일정이 시작되자

스포츠 마니아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응원하며 올림픽

경기를 즐긴다. 베이징과 한국은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아 늦은 밤까지 생중계를

보는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낮에 미처 보지 못한 경기를 이동 중에 DMB 휴대폰, PMP로 보거나 한밤중에

TV 녹화 중계로 관전하는 등 올림픽에 지나치게 몰입해 잠을 설치거나 과음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올림픽을 건강하게 관전하는 법을 5가지로 압축했다.

∇ 심장 질환자, 흥분은 금물

올림픽 경기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고 흥분하게 된다. 인간의

몸은 인체의 흥분과 관련이 있는 교감신경계와 이완과 관련이 있는 부교감신경계가

서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밀고 당기며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데 경기를 보며 흥분하면 교감신경계가 과열된다.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되면 카테콜아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맥박이

높아진다. 일반인들은 잠깐 흥분한다고 해서 건강에 무리가 오지 않지만,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고령자는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때 심장마비나

뇌중풍 등으로 돌연사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심장질환으로 약물치료 경력이 있는

사람,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중풍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고령자 등은 경기에

몰입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이들 환자들은 TV 중계방송을 보다가 가슴에 통증이 오거나 두통, 어지럼증, 가슴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오면 편한 자세로 누워 안정을 취하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서둘러

가까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 늦게 자도 평소 일어나는 시간에 눈떠라

밤늦게까지 올림픽 하이라이트나 녹화 중계를 보다보면 다음날 아침 늦잠을 자기

쉽다. 이렇게 평소의 수면각성 주기가 깨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수면각성

주기가 깨지는 것을 막으려면 늦게 잠에 들더라도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이 모자라면 몸이 피곤하고 정신이 몽롱해지지만 정상적인 사람은

하루 이틀 잠이 부족해도 자연스럽게 컨디션이 회복된다.

밤에 꼭 보고 싶은 경기가 있다면 조명을 어둡게 해서 보고 12시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불면증이 있거나 신경이 예민해서 낮에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는 사람, 밤에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평소의 생체 리듬을 깨지 않도록

유의한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늦게 잤다고 해서 늦게 일어나서 수면각성

주기가 흐트러지면 다시 회복하는 것이 어려워 올림픽이 끝난 후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잠이 부족해 낮잠을 자는 것도 수면각성 주기를 깰 수 있으므로 피곤하면

가벼운 운동으로 푸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 이겨서 한 잔, 져서 한 잔? 음주와 흡연, 과식 피해야

경기를 즐기다 보면 이겨서 즐거운 마음에 한 잔, 져서 아쉬운 마음에 한 잔,

술의 유혹을 피하기 힘들다. 여기에 야식을 먹거나 흡연까지 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당연하다.

밤은 낮보다 기초대사량이 저하돼 똑같은 양을 먹어도 쉽게 살로 간다. 특히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환자는 흡연이나 과음, 과식을 했을 때 위험은 몇 배로 증가한다.

밤에 경기를 볼 때는 야식을 배달시켜 먹게 되는데 배달 음식인 치킨, 피자 등은

고칼로리 음식일 뿐더러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단맛이 나는 음식과 오징어, 고기류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어 건강에 해롭다.

간식을 먹고 싶다면 배달 음식보다는 과일이나 야채를 먹는 것이 좋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밤에 과식해 위 용적을 넘기면 위식도역류질환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분위기에 휩쓸려 생활습관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의 작용으로 심장이 빨리 뛰게 되는 것에 비해 심장의 기능이

이것을 충분히 따라 주지 못해 심장질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응원 열 올리다 목쉬고 난청 될 수도

응원에 열을 올려 과도하게 소리를 지르면 목소리가 쉴 수 있다. 응원할 때 목소리가

쉬는 것을 예방하려면 큰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면 물을

자주 마시고 틈틈이 목을 쉬게 해야 한다. 성대를 건조하게 하는 흡연과 음주는 피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도록 한다. 목이 쉰 증상이 2, 3주 지속되거나 목소리가

심하게 변하거나 전혀 나오지 않을 때, 목에 이물감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도록 한다.

여러 명이 모여 함께 응원할 경우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되면 귀가 피로하고 예민해지는데

심하면 이명증이나 난청이 생길 수 있다. 난청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어지러움,

전신피로, 수면장애, 불안감을 유발한다. 난청 증세가 생기면 조용한 환경으로 이동한다.

일시적인 청각 피로일 경우 조용한 환경에서 1∼3일 쉬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TV를 볼 때는 소리를 너무 크게 틀지 않는다.

∇ 자세는 ‘ㄴ’을 유지하라

바른 자세로 경기를 보기 시작해도 한참 몰입하다 보면 누워 있거나 엎드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자세들은 잠시 편안함을 주지만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주고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TV 중계방송을 볼 때는 적당히 딱딱한 의자에 앉아 허리를

펴고 ‘ㄴ’ 자세를 유지해 보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손으로 턱을 괴거나 고개를

한 쪽으로 꺾는 자세는 척추에 무리가 오고 근육이 뭉쳐 머리가 무겁게 되므로 이런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한다.

강재헌 교수는 “소파나 침대처럼 푹신한 곳에 앉는 것도 좋지 않다”며 “사무용이나

학생용 의자처럼 적당히 딱딱한 의자에 허리를 곧게 펴고 앉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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