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하품하면 개도 하품, 개에 사람감정 전염되나?

영국 연구진, 사람 감정이 개에 전달되는 이유 밝혀내

지루하고 따분한 모임에서 누군가 하품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하품을 한다. 사람이 하품을 하면 주위에 있는 개들도 따라서 하품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 그럴까.

영국 버크백대의 아츠시 센주 박사팀은 요크셔 테리어, 보더 콜리, 도베르만,

스패니얼 등 종이 다른 개 29 마리를 한 공간에 모아 놓고 사람 1명이 하품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했더니 그중 21 마리가 하품을 했다고  영국 왕립학회 전문지

‘생물학 통신(Biology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BBC 방송 인터넷판 등의 7일 보도에 따르면 가장 많이

하품을 한 개는 보더 콜리로 몇 분 만에 5번이나 하품을 따라 했으며 하품을 한 개

21마리는 평균 1.9번 하품했다. 하품을 따라하는 현상에 나이나 암수의 차이는 없었고

사람이 하품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개가 하품을 하는 경우도 없었다.

하품이 전염되는 현상은 인간을 비롯해 침팬지 같은 일부 영장류에서만 나타나는

희귀한 현상으로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과 의사소통 능력 때문이라고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품은 졸리거나 고단하거나 배부르거나 할 때, 절로 입이

벌어지면서 하는 깊은 호흡으로 산소가 부족해 나타나는 생리적인 반응이라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개가 하품을 따라한 것은 인간의 표정이나 행동같은 ‘사교적 신호(social

cues)’를 개가 읽으면서 인간의 감정이 개에 이입된 증거라고 분석했다.

센주 박사는 “개에게 인간의 행동을 따라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랜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가 하품을 따라하는 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다”며 “인간이 하품할 때

갖는 피곤함이나 스트레스를 개가 읽고 감정이 이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개가 수천년 동안 인간과 정답게 살아오면서 인간과 의사소통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센주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 일반인은 옆사람이 하품을 하면 따라서 하는 반면

자폐증 환자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하품 전염은 타인의 감정이 자신에게

이입됐을 때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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