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흡연자 “담배 끊기 정말 힘들어요”

1년 지나 16%만 겨우 성공, 32개월 되면 완전포기

10대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 위해 금연 시도를 되풀이 해보지만 결국엔 대부분이

실패하고 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제니퍼 오로린 박사팀이 10대 남녀 흡연자 319명의 5년간 흡연습관

기록을 분석했더니 10대 흡연자의 70%가 금연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들 중 16%만이

12개월 이상이 지나서야 겨우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는 “흡연하는 청소년은 주변에 흡연하는 친구들이

최소한 한 두 명은 있다”면서 “이들이 다함께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지 않는 이상,

같이 어울리다 보면 담배를 끊었다가도 다시 피울 확률이 굉장히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로린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10대 흡연자들이 금연에 실패하는 과정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10대 흡연자가 이런 내용을 미리 알고 있다면,

금연을 시도할 때 좀 더 효과적으로 계획을 세워 담배를 끊는 것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8개월 지나면 ‘금연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잃어

이번 연구는 1999~2004년 동안 연구대상자들이 3개월마다 자신의 흡연습관을 기록해

제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1999년 연구시작 당시에 연구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12~13세였다.

그 결과, 10대 청소년은 △첫 흡연부터 9개월까지는 한 달에 한 개비 이상 △10~18개월까지는

일주일에 한 개비 이상 △19개월부터는 하루에 한 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10대 흡연자가 ‘담배를 영원히 끊어야 겠다’고 마음먹는 시기는 처음으로

담배를 피우고 평균 1.5개월이 지났을 때라고 밝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연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지만 18.4개월이 지나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라지고,

32.2개월 정도 됐을땐 스스로 ‘금연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했다. 이 과정에서 여학생의

금연의지가 남학생보다 더 강하고, 금연 시도를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고생 흡연율 20%, 여고생은 5%

서홍관 박사는 “청소년에겐 담배가 건강에 해롭단 설명으로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해봤자 너무도 먼 일이라고 여겨 귀담아 듣지 않는다”면서 “반면 치아나 손이

누렇게 변하고, 입냄새가 심해지고, 가래가 끓어 외모가 구질구질해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멋진 성인이 되기 위해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2007년 조사한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실태’에 따르면

△남자 중학생 흡연율은 2006년 5.3%에서 2007년 4.8% △여자 중학생은 3.3%에서

2.6% △남자 고등학생은 20.7%에서 16.2% △여자 고등학생은 5.2%에서 변동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중보건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같은날 미국과학진흥협회의 온라인 논문소개 사이트인 유레칼러트가

보도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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