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 여름 건강법 “방심은 금물, 알고보면 쉬워요”

고온다습에 약한 약 보관 조심… 운동하려면 저녁 먹은 뒤에

296만 4천여명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찌는 듯한 무더위에 몸은

축 늘어진다. 땀도 많이 나고 갈증도 심해진다. 당뇨병 환자들은 음료수 하나라도

조심해서 마셔야 하는 것이 현실. 당뇨병 환자들의 여름나기 방법을 알아본다.

▽약 관리 – 인슐린 혈당측정기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여름 날씨는 덥고 습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내분비내과 안규정 교수는 인슐린,

당뇨약, 혈당 측정기 모두 습기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말한다. 인슐린은 햇볕에 노출되면 약효가 떨어진다는 것.

먹는 약도 개별포장이 아니라 큰 통에 100알씩 담겨 있기 때문에 습기를 조심해야

한다. 안 교수는 "제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실리카겔을 약통에 넣어 습기를

제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혈당을 측정할 때 쓰는 스트립의 피를 묻히는 부분도 주의해야 한다. 안 교수는

"이 부분은 효소로 처리돼 있는데 고온 다습한 환경이면 측정이 제대로 안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혈당측정기와 스트립은 서늘하고 빛이 차단되는 곳에서

보관해야 한다.

▽발 관리 – 맨발산책 삼가고 샌들 신을 땐 양말 착용

당뇨병 환자는 혈관장애가 있거나 말초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높다. 균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여름에는 노출도 많고 신발도 구두보다는 운동화나 샌들, 슬리퍼를

많이 신게 된다.

안규정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감각이 둔해질 수 있으므로 슬리퍼나 샌들을

신고 걷다가 부딪치면 다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슬리퍼나 샌들을 신더라도

양말은 꼭 신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부가 다른 곳에 직접 부딪쳐 다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박중열 교수는 "둔해진 감각으로 바닷가에서

해변의 모래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물집이나 발 색깔의 변화가 있으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다음은 박 교수가 전하는 당뇨병 환자의 여름철 발 건강 관리법이다.

△매일 주의 깊게 발을 관찰해 상처가 있는지 확인한다.

△자기 전에 꼭 발을 비누로 씻고 완전히 말린다.

△맨발은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에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신발을 신기 전에 신발 안쪽에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티눈이나 굳은살이 심할 경우 혼자서 칼로 제거하지 말고 의사와 상의한다.

△다리를 꼬거나 책상다리를 하거나 너무 오래 서 있는 자세는 혈액순환을 막는다.

▽운동 – 땀 많이 흘려 탈수 일으키면 혈당치 급상승

몸을 다치지 않고 탈수를 일으키지 않는 운동이면 적당하다. 한국당뇨병학회는

홈페이지에서 무리한 운동으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산책이나 조깅, 맨손 체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지구력 운동이 좋다.

여름에 운동을 하는 것은 탈수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탈수가 진행되면 혈당치가

갑자기 올라갈 위험이 있다. 안규정 교수는 "운동하러 나가기 전에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며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 마시는 이온음료도

탄수화물 함량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이온음료보다 물을 마시는 것’이라고 안 교수는 귀띔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장의 혈액 공급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심근경색, 협심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면서

"운동 시간은 식후 1~3시간 후가 가장 좋기 때문에 여름에는 저녁 식사 후 운동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라면 등산이나 수영 등 격렬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너무 격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혈당이 올라갈 수 있다. 특히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운동을 너무 오래 할 경우에는 혈당이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 주머니에 단것을

챙겨둬야 한다. 온도가 높으므로 초콜릿보다는 사탕이 간편하다.

▽음식 – 과일, 음료는 여러 번 나눠 조금씩 섭취해야

건국대병원 내과 송기호 교수는 "꾸준하게 혈당 관리를 해도 여름에는 당

수치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일과 음료를 더 먹게 된다는 것이다.

수박이나 참외는 조심해야 하지만 토마토는 먹어도 괜찮다고 알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이 있다. 안규정 교수는 "수박이나 참외 같이 씹어서 바로 단맛이 나는

단당류와는 달리 토마토 는 단맛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

"토마토 같은 다당류 식품은 소화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당 수치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적은 양이라도 한 번에 먹는 것보다는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 관리센터 이금주 박사는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라면 본인에게 허용되는 칼로리 양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여름에 많이

찾게 되는 콩국수, 냉면 등은 탄수화물이 많고 다른 영양분 섭취가 떨어지기 때문에

낮에 이런 음식을 먹었다면 저녁에는 단백질이나 채소 등 부족했던 영양분을 꼭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은 대부분 양이 많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라면 개인 그릇에

덜어서 양을 조절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여름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찾게 되는 보양식은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다. 점심에

보양식을 과하게 먹으면 저녁을 과일 몇 점으로 가볍게 넘길 수 있기 때문에 보양식

양을 조절해서 적당량을 먹고 저녁에는 꼭 부족한 섬유질, 비타민 등을 보충해야

한다.

▽해외 여행 – 기내식 불안하면 항공사에 당뇨식 예약

당뇨병 환자라고 해외에 나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입국 심사에서 당뇨병 주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슐린용 주사기와

마약용 주사기가 똑같기 때문이다. 송기호 교수는 "미리 영문 진단서를 발급받아

놓는다면 주사제를 소지해도 제지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인슐린은 온도와 기압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소화물보다는 가방에 넣어서

본인이 가지고 다니는 것이 더 좋다. 인슐린 펌프를 달고 있는 사람은 휴대가 간편한

펜형 인슐린 주사기로 바꿔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좁은 비행기 안에서 장시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기내식은 열량 자체가 높지는

않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된다면 항공사에 미리 ‘당뇨식’을 예약할 수 있다. 출국편은

출발 하루 전까지 예약하면 된다.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비행기는 현지 사정에

따라 당뇨식이 제공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미리 알아봐야 한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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