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자란 아이, 성장 더디고 문제아 예약

잘 되라고 매 들지만 반항심-분노 자극하기 십상

19개월 된 자식을 때려 숨지게 한 어머니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어릴 때 학대

받고 자라면 성인이 돼서 여러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린이 체벌에 대해서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학대치사)로 10일 영장이 청구된 어머니 이모(36. 인천) 씨는

지난 3월 초부터 최근까지 매일 여러 차례 아들 정모 군의 온몸을 때리고 머리를

벽에 밀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아이가 콘센트

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홍강의 교수는 “체벌이나 학대는 아이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면서 “물리적인 폭력은 그 자체로도 큰 문제가 되지만 이로 인한 공포심,

스트레스는 아이의 성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부모로부터 체벌이나

학대를 받은 아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체구가 더 왜소하다는 것이다.

공포심-스트레스 지속되면 체구도 왜소해져

체벌이나 학대의 기억은 아이의 일생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홍강의

교수는 “문제 행동이나 이상행동 등 정신과적인 문제 때문에 병원에 오는 어린이들은

영유아기 때 학대나 방임, 폭력 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아이 자신도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부모와 아이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면 아이도 엄마의 눈치, 주변 분위기 등을 알아챌 수 있고

부모로부터 애정이 박탈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체벌을 하지 않아도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다.

홍 교수는 “어떤 경우라도 한 두 살 짜리 아이를 체벌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가벼운 체벌이 행동을

바로잡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고학년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반항심이나

분노 감정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체벌을 할 때 절대로 감정을 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체벌은

아이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어야 하는데 감정이 실리면 벌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은 나를 사랑 안해’라는 거부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잘못 저지른 아이에겐 벌 종류 정하게 해봄직

부모의 체벌은 절대로 해선 안 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벌의

종류를 어린이가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린이도 자신의 잘못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부모에게도 자기 분노를 삭이는 과정이 된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홍보팀 서태원 팀장은 “어린이가 폭력을 ‘의사 소통의

한 방법’으로 학습하게 되면 자라서 모든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려 든다”고 설명했다.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는 가정은 부부싸움이 잦고 언어 폭력도 빈번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가 공격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홍강의 교수는 “어린이의 교육 방법으로서의 체벌은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쉬운 방법이지만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이 ‘체벌도

폭력의 한 종류’라는 생각을 가져주기를 부탁했다. 그는 “아이에게 체벌을 하는

부모는 아이를 아이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을 못 알아듣는 큰 아이나 어른으로

취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때릴 때 감정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정폭력 보고 배우면 비뚤어진 심성 싹터

서태원 팀장은 언어나 정신적인 폭력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은 가정폭력이라는 환경에 노출돼 잘못된 경험을 학습하게

된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왜곡되고 잘 사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으며 상대적인 박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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