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1

01. 살우의 추억, 그리고 카니발리즘

02. 양과 소, 그들이 미쳐간 이유

03. 한국인 광우병 취약, 사실인가

04. 소고기 섭취량-나이와 vCJD

05.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1

06.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2

07.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3

08. vCJD 발생 전제조건1

09.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1

10.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2

11.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3

12.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13.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2

14. vCJD 발생 전제조건-에피소드

15. vCJD-SRM 30개월 의미1

16. vCJD-SRM 30개월 의미2

17. vCJD 전제조건-뇌조직 섭취

18. ‘달인’과 ‘박 대 박’

19.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1

20.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2

21.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3

 

<원제목> 우리는 그 해 봄 영국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나(1) 2008-5-12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광우병에 대한 견해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춤을 추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우병이 위험하다며 대책 없이 미국 소고기를 수입한다고

난리를 쳤던 정치인들이 이제는 선동이라며 불순세력의 배후를 운운하는 것도 우습지만,

학계마저 왜 견해가 바뀌었는지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유일한 근거는

정권이 바뀐 것 밖에 없는데 똑같이 우스운 일이지 않는가?

반대로 광우병이 지금도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은 언제나 손해 보지 않는 장사다.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이 뒤따르지만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도 문제 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일 뿐 언젠가는 위험할 것이라고 책임을 모면할 수 있다. 정작

그들이 말해줘야 할 것은 얼마만큼 위험한가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수만 가지 위험들에 비교해서 말이다.

무조건 위험하다고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이야기이며 점쟁이에게 찾아가 앞으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 허접함에

견줄 수 있다. 우리는 합리적인 공포를 원한다.

1985년 4월 영국의 한 젖소 농장에서 존퀼이라는

이름을 가진 암소가 갑자기 난폭해지며 가끔씩 경련을 일으키다 결국 걷지 못하고

주저앉았습니다. 농장 주인은 할 수 없이 이 소를 도축해 다른 동물의 사료로 사용했습니다.

바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광우병과 이로 인한 인간광우병의 시작입니다.

영국을 주 무대로 벌어진 이 비극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일까? 그리고 왜 하필이면

그곳이 영국이었을까? 1985년 봄 영국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영국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다시 파푸아뉴기니의 Fore족

이야기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전 세계에서 영국만 인간광우병(vCJD)의

피해를 집중적으로 입었느냐를 추적하는 문제는 파푸아뉴기니의 수많은 종족 중에

왜 Fore족만 vCJD와 같은 계열의 인간프리온 질병인 ‘kuru병’에 걸리게 되었느냐는

문제와 연결됩니다. 어쩌면 이 질문에 답함으로써 우리 앞에 닥친 인간광우병 이환

가능성 및 위험성 논란에 대해 해결책이 제시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로

최근 자료들로 인용해보겠습니다. 현재 광우병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서적이나

자료들 중에 새로 밝혀진 사실들이 추가가 되지 않아 잘못된 예측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The end…

2007년 11월 런던에서는 영국왕립협회(Royal Society) 주최로

‘The end of kuru : 50yrs of research into an extraordinay disease’라는

제목으로 1957년 처음 보고된 kuru병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여러

자료를 검색해보니 1957년까지 Fore족 65개 마을 12,000~40,000명(자료마다 다름)의

주민 중 2500명에게서 발병이 되었고, 1982년까지 2500명 대부분이 사망했습니다.

1957년 무렵에는 한 해 당 200명 씩 발병해 무서운 기세로 번졌던 질병이었지만 1980년에서

1990년대 초까지는 한 자리 숫자로 발병되었고, 최근에 1996년에서 2004년까지 광범위한

조사가 시행된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추가 환자 11명이 보고되었습니다.

나중에 보고된 11명 중 196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정신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병의 특성 때문에 kuru에 걸린 여인과 아이들은 무참히 살해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식인 풍습이 원인임을 가이두섹

필두로 한 서양 과학자들이 밝혀냈고 원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여 기꺼이 그들의 풍습을

폐기함으로써 새로운 발병을 차단시켰습니다. 1966년부터 kuru병은 어린아이들에게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왜 갑자기 이전에 없던 병이 나타났는지 조사한 역학 연구자들은 이들의 식인

문화가 20세기 초에 시작된 새로운 풍습이었음을 알아냈습니다. 비밀스러운 의식이었기에

연구자들은 직접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원주민과 친해지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식인 의식에 가까스로 참석한 목격자가 있었습니다. 이 목격자의 증언

자료가 있는데 그에 따르면 친족이 사망하였을 경우 Fore족 여인들이 주동하여 은밀한

곳으로 시신을 이동시키고 대나무 칼과 돌도끼로 먼저 시체의 손과 발을 떼어낸다고

합니다. 그 다음 순서로 상지와 하지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을 벗겨냅니다. 이어서

쓸개를 제외시킨 내장을 분리해내고(생선 손질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쓸개가 들어가면

찌개가 어떤 맛이 되는지 잘 아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두개골을 깨뜨려서 뇌와 함께

모든 장기와 근육을 먹습니다. 때로는 뼈의 골수까지 빨아먹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하여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먼저 이 kuru병이 결코 인근

부족으로 퍼지지 않았다는 것, 즉, 인근 부족에서 발견된 경우는 Fore족 여인이

시집을 간 경우였고, 다른 부족이 Fore족 마을로 이주해 살았어도 발병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식인 풍습을 중단함과 동시에 병이 사라졌다는

입니다. 걷잡을 수 없는 확대된 감염의 경로를 밟는 것이 아니라 원인에

따라 지극히 국소적이며 원인을 제거할 경우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확대? 종결? 어떤 예측이 적중할까?

혹자는 인간프리온 질환이 잠복기가 50년까지도 갈 수 있고 이로 인해 발병자가

지금은 없더라도 나중에 대량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어두운 예측을 하지만 kuru병의

경우 위에 언급한 1996년~2004년까지 8년 동안 발견된 11명이 전부입니다. 바로 이들의

잠복기가 최소 34~41년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많게는 56년까지도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11명 모두가 동일하게 유전형이 M/V형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는데 M/M형은 모두 조기 발병, 조기 사망이며, M/V,

V/V형은 발병이 되지 않거나(식인 의식이 행해지던 시기 kuru에 걸리지 않은 12명

전원이 M/V, V/V형이라는 사실을 이전 글에서 언급했었습니다), 발병이 되더라도

잠복기가 훨씬 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여튼 ‘지금까지는

M/M형만 발견되어서 사망자가 적은 것이지 조만간 감염되었던 M/V, V/V형이 잠복기를

끝내고 발병해서 휩쓸고 갈 것이다’라는 공포감 섞인 예측들은 일단 kuru병에

대해서는 M/V, V/V형의 수십 년 후 대량 발병 같은 상황이 오지 않고 오히려 종결되기

시작함으로써 빗나간 예측이었음을 시사해줍니다. 50년을 지나서 좀 더 있다가 나타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60년, 70년씩이나 하는 잠복기가

인간의 평균 수명을 놓고 볼 때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광우병, vCJD는 어떨까요? 첫 감염자 15세 소녀 빅키 리머의 발병이 1993년입니다.

잠복기를 거쳤을 테니 5세 쯤 발병의 원인이 된 광우병 소고기를 먹었다고 치고 올해가

25년째이군요. 그동안 영국에서 발병한 166명의 연도별 추세는 위와 같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두 M/M형이고요. 점차 감소되어 2003년부터는 발병자가 한 자리

숫자인데 어찌 진행되는 추세가 kuru병의 연도별 발생 비율(1980년부터 한 자리 숫자로

진입)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최근 손석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영국에서 의학사로 학위를 받았다는

모 연구원이 인터뷰를 통해 ‘과학자들이 생각하기에 그러니까

2차 질병감염이 시작됐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5년에서 10년 내에 잠복기를

갖고 있는 MM형보다 15년에서 30년 정도 되는 MV형 잠복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 질병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더 높아졌다고 본다’라고 했다는데

어떤 예측이 맞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습니다. 일단 kuru병의 진행 상황과 현

vCJD 발병 현황만을 참고한다면 2차 감염이 시작됐네 어쩌네 하는 호들갑보다는 진정

국면이라는 데 더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합니다만… 그리고 아마도 추가 발병자가

생긴다면 소수일 것이며 1996년 이전에 광우병 소고기를 접했던

사람일 것이고, 그 사람의 유전형은 거의 M/V형이거나 V/V형일 것이라고 예측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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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BRIC 소리마당 집중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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